소형화로 원목 확보 문제 극복, 5∼225ℓ 6종 잇달아 선보여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국내 유일의 포도·와인산업 특구인 충북 영동에서 주류 숙성용 국산 참나무통(오크통)이 대량 생산되고 있다.
14일 영동군에 따르면 황간물류단지에 자리 잡은 영동오크통제작소(대표 정충호)가 국산 참나무 원목으로 5∼225ℓ 크기의 오크통을 생산한다.
이곳에서 만드는 오크통은 특대형(225ℓ) 가격이 110만원으로 유럽산(180만원 안팎)보다 훨씬 저렴하다.
일정 기간 애프터서비스(AS)도 가능해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시설)의 생산비 절감에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업체는 3년 전 영동군으로부터 2억원을 지원받아 국산 오크통 제작에 뛰어들었다.
토종 와인의 차별화된 맛과 향을 내면서 생산 원가를 줄이려는 의도에서다.
1년여간의 연구 끝에 업체 측은 국산 참나무 특유의 떫은맛을 극복하고, 유럽산과 비교해 손색없는 국산 시제품을 선보였다.
군에서 유원대 최해욱(와인발효식품학과) 교수팀에 의뢰해 연구한 결과 이 통에서 숙성한 와인은 폴리페놀 성분이 7%, 황산화도는 28%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깊고 그윽한 맛을 내는 효과가 외국산보다도 우수하다는 얘기다.
다만 국내에 지름 1m 가까운 대형 참나무가 흔치 않다 보니 양산하려면 원목 확보가 문제였다. 그래서 착안한 것이 100ℓ와 50ℓ짜리 중소형 오크통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업체 측은 5ℓ·10ℓ·20ℓ짜리 미니어처 제품도 잇달아 선보였다.
정 대표는 "국산 원목을 사용해 30% 이상 오크통 가격을 낮추면서 차별화된 국산 와인 맛을 낼 수 있다"며 "비록 크기는 작지만, 미니어처 제품도 와인이나 증류주 숙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05년 국내 유일의 포도·와인산업특구로 지정된 영동군은 101가지 맛을 내는 와이너리 육성을 목표로 2008년부터 농가에 양조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44곳의 와이너리를 조성했고, 해마다 프랑스·이탈리아 등 와인 본고장으로 농민 연수단을 보내 기술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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