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학생건강과 '위계형' T자→'소통형' 삼각형 전환 배치
부천교육청도 스마트오피스 TF 꾸려…경기교육청 2022년 도입 방침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여기 팀장님이 어디 계시죠?"
14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교육청 본관 2층 학생건강과 사무실.
지난 4일 사무실 배치를 조금 바꾼 뒤로 방문하는 직원, 민원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경기지역 학교 학생들의 체육, 보건, 급식 등 건강 전반을 총괄하는 학생건강과에는 총 7개 과가 있다.
과장 1명, 팀장 7명, 팀별 직원 25명 등 총 33명이 근무 중이다.
남부청사 교육국과 행정국, 교육협력국 13개 과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학생건강과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다른 과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책상을 팀별로 T자로 배치했다.
팀장(장학관 또는 사무관)이 직원들을 향해 '상석'에 앉고, 직원들은 그 앞으로 서로 마주 본 채 세로로 나란히 앉는 형태였다.
도교육청과 도내 17개 교육지원청 거의 모든 사무실에서 활용하는 배치형태다.
팀별 구분이 확실하고 업무 집중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하 위계 관계가 강조되고 업무 공간이 '닫혀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학생건강과는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고 국·과 간 협업이 강조되는 경기교육청의 정책 방향에 T자형 배치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이를 과감히 수정했다.
대신 팀장, 팀원 구분 없이 책상 3개를 삼각형 모양으로 배치했다. 사무실 가운데를 남겨두고 그 주변으로 삼각형 여러 개를 쭉 흩어놓는 식이다. 독서실처럼 책상을 둘러싼 칸막이도 철거해 막혀 있던 책상을 확 열었다.
사무실 한가운데에는 큰 테이블을 여러 개 둬 민원인을 응대하거나 팀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책상 배치만 바꿨을 뿐인데 업무처리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김규성 체육교육정책담당 장학사는 "예전엔 각자 업무에만 집중해 같은 팀원끼리도 서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를 때가 있었는데 이젠 서로 고민을 공유하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주고받게 된다"라고 말했다.
수직적이었던 상하관계도 개선됐다.
김 장학사는 "팀장님이랑 나란히 앉아 있다 보니 불필요한 보고 형식도 많이 생략됐다"라며 "개개인의 업무 역량도 중요하지만, 협업이 강조되는 요즘 시대에 탁월한 배치인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직원들은 '프라이버시 보장이 어렵고, 다소 산만하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기도 했지만, 장점이 더 크다고 했다.
황교선 학생건강과장은 "T자형은 과거 짧은 시간에 많은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개인의 업무 집중에 중점을 두고 과 상하관계를 확실히 구분 짓는 배치형태라면, 세모형은 위계를 없애고 소통을 강조하는 배치라고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 과장은 "도입 초기다 보니 직원들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보안이 필요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등 보완할 점은 보완해가며 협업, 소통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무실 혁신 움직임은 부천교육지원청에서도 추진 중이다.
부천교육지원청은 최근 스마트오피스 TF를 꾸려 교육국이 위치한 2층 사무실을 완전히 탈바꿈할 계획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직원들이 사무실이라는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도록 지정석을 없애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며 "올해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2022년 완공 예정인 신청사에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할 방침이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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