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통일론 거부' 겨냥…"중국 강해져 통일 피할 수 없다"
"중국, 통일할 능력 있어" "일국양제의 대만식 모델 논의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대(對)대만 협상 기구의 수장이 "대만은 통일을 향한 역사적 흐름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北京)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한 장즈쥔(張志軍)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海峽兩岸關系協會·해협회) 회장은 13일 기자들에게 중국이 강해졌기 때문에 통일은 피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장 회장의 발언은 '통일과 관련한 중국의 어떠한 조치도 거부한다'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최근 언급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차이 총통은 지난 11일 국가안전고위급회의에서 "중화민국(대만)은 민주국가로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한다는 게 대만의 모든 정당, 정치인이 반드시 함께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라며 "통일과 관련한 중국의 어떠한 과도기적 조치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기자들에게 "대만 문제는 중국 국력이 약해서 발생한 것"이라면서 "그 문제는 중국의 국력 회복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대만에 대해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과거 어느 때보다 양안 관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평화적인 통일을 이룩할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장 회장은 중국이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으로서 대만보다 경제력이 월등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홍콩과 마카오에 적용하고 있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나라 두 체제)가 실패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그러한 주장은 대만 내 독립파들의 양안 관계 발전을 저해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장 회장은 홍콩의 일국양제가 성공했다면서 '일국양제의 대만식 모델'에 대해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중국 정부의 대만 관련 기관인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장관급)을 지냈으며, 2014년 중국 장관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하기도 했다.
대만을 중국의 일부분으로 간주하는 중국은 필요하다면 무력으로라도 통일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대만 독립파의 모든 행동을 중국의 핵심이익에 반하는 행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월 2일 '대만 동포에 고하는 글 발표 40주년 기념회' 연설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고 중국의 핵심이익과 중국 민족 감정과 관련돼 있어 어떠한 외부 간섭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은 "우리는 평화통일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며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한다는 옵션을 놔둘 것"이라고 대만 통일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중국과 대만의 양안 관계는 2016년 5월 독립파인 민진당 출신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취임한 이후 약화했다.
차이 총통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고, 중국과 대만이 각각 주권국가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국가안전고위급회의에서 양안 교류를 빙자한 중국의 통일전선 구축과 내정 간섭, 군사적 도발, 가짜뉴스를 통한 대만 여론 조작 등을 저지해 국가 안보와 사회적 안정을 유지,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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