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취소 경찰관 음주사고도 '정직 2개월'…제식구 감싸기 비난

면허취소 경찰관 음주사고도 '정직 2개월'…제식구 감싸기 비난
전북경찰, 최저수준 중징계…"단속주체 경찰관 처벌·징계 강화해야"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전북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2명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내 잇달아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경찰은 규정에 따라 징계 수위를 정했다는 입장이지만, 음주운전 단속의 주체인 경찰관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14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어 음주사고를 낸 전주 완산경찰서 소속 A순경과 김제경찰서 소속 B경위에 대해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A순경과 B경위는 각각 1월과 2월에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다가 사고를 냈다. A순경은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앞차를, B경위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옆 차를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A순경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64%였고, B경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42%로 측정됐다.
경찰은 두 사고 모두 심각한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이유를 들어 이들 경찰관에게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리지는 않았다. 이들이 받은 정직은 당장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중징계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
경찰 공무원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와 감봉·견책 등 경징계로 나뉜다. '경찰 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음주운전 1회 적발 시에는 정직 처분을, 2회 적발되면 강등 이상의 징계를 받는다. 음주 사망사고를 내면 해임 또는 파면된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경찰관의 음주사고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와 인명피해 여부, 기타 참작할만한 사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징계를 정한다"며 "규정과 기준에 따라 이들 경찰관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의 설명에도 음주사고를 낸 경찰관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는 비판이 들끓는다.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에 대한 여론이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 '제 식구 감싸기식' 가벼운 징계로 해당 경찰관들을 '보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관의 음주운전 기사에는 '단속하는 경찰이 술 먹고 운전하는 게 말이 되느냐', '저래놓고 또 애먼 운전자들 단속하겠지', '말만 중징계지 두 달 휴가준 꼴',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하면 무조건 파면해야 한다'는 내용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운전자 C씨는 "경찰 입장에서는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반 시민이 볼 때 경찰관의 음주운전은 상식을 벗어난 범죄"라면서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면서 정작 단속 주체인 자신들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게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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