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1주일' 베네수엘라 "정전 복구 완료했다"

입력 2019-03-14 15:25  

'암흑 1주일' 베네수엘라 "정전 복구 완료했다"
혼란 틈타 수백개 상점서 5천만달러어치 약탈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베네수엘라에서 1주일간 지속한 대규모 정전의 복구가 완료됐다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공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식수 공급도 80%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CNN방송과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정전으로 출근을 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14일부터 정상 출근을 하도록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결정을 내렸으나, 휴교령이 내려진 각급 학교는 15일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카라카스 인근 바루타와 아티요 지역에서는 변전소 화재로 인해 전력 복구가 완전히 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와 달리 일부 병원에는 여전히 간헐적인 정전이 발생해 자체 발전기에 의존하거나,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CNN이 비영리 의료단체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베네수엘라의 정전은 국가 전력의 4분의 3을 공급하는 동부 볼리바르주 구리수력발전소의 설비가 지난 7일 오후 고장을 일으키면서 발생해 전국 23개 주중 카라카스를 포함한 19개주에 최악의 피해를 줬다.



베네수엘라 제2의 도시인 마라카이보에서는 정전 기간 500여 상점이 5천만달러(약 567억원) 규모의 물품을 약탈당했다고 현지 신문 엘 나시오날이 상공회의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마두로 정권의 퇴진 운동을 벌이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이번 정전에 따른 민간 부문의 피해액이 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마두로는 이번 정전이 자신을 축출하기 위해 과이도를 지원하는 미국의 지시로 이뤄진 사이버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비난했고, 베네수엘라 검찰은 과이도가 전력 시설 파괴 행위에 관련된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베네수엘라 국방장관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국가 전략 시설을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번 주말 군사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과이도는 "이번 정전은 쓰나미나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 때문도 아니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이 정권의 무능력과 부패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마두로는 작년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해 지난 1월 취임했으나, 과이도는 대선이 부당하고 불법적으로 치러졌다고 주장하면서 마두로를 인정하지 않고 임시 대통령을 자처,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을 등에 업고 야권을 이끌며 마두로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hope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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