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사랑상품권 미환전 금액 1억원…가게서 거부하기도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발행한지 4년도 채 되지 않아 폐지된 인천 최초 지역 화폐 '강화사랑상품권'이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16일 인천시 강화군에 따르면 군은 2014년 12월 인천지역에서는 최초로 지역 화폐인 강화사랑상품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강화도 내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을 대량 유통해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강화군 민선 7기 출범위원회가 상품권 발행으로 인한 손실 충당금과 제작비에 비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을 내놓으면서 상품권 폐지에 힘이 실렸다.
상품권 폐지 여부에 대한 설문에서도 공무원·주민·가맹점 관계자 1천679명 가운데 932명(55.5%)이 폐지에 찬성했다.
이후 발행이 완전히 중단된 2018년 7월 22일까지 총 190억9천9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발행됐다.
군은 이미 발행된 상품권을 모두 회수해야 하는 만큼 2년간의 유예 기간을 두고 2020년 7월 22일까지 상품권 사용과 환전을 모두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발행 중단 뒤 7개월이 지난 지난달 기준으로 아직 농협을 통해 환전되지 않은 강화사랑상품권은 1억1천만원 상당이다.
소비자가 강화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상품권을 쓰면 업주가 농협에서 현금으로 환전하는 방식인데 아직 회수되지 않은 금액이 1억여원에 달하는 것이다.
일부 가맹점은 이미 폐지된 강화사랑상품권을 받는 것을 꺼리기도 해 기한 안에 상품권을 써야 하는 주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상품권 발행이 중단된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강화군에 상품권과 관련한 민원이 여러 차례 접수되기도 했다.
한 주민은 "가맹점이라고 적힌 가게에서 상품권을 쓰려고 하니 결제를 거절했다"며 "농협에서는 가맹점주들만 환전할 수 있어서 갖고 있는 상품권이 처치 곤란"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군은 읍면 사무소를 통해 상품권을 계속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가맹점에도 문자 메시지 등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전체 발행액 가운데 대다수 금액이 현금으로 환전된 만큼 올해 안에 모든 상품권이 회수될 것으로 군은 예상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발행이 중단된 건데 상품권 자체를 쓰지 못하는 것으로 착오하거나 환전을 해야 하는 상품권을 받기 싫어하는 가맹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근 상품권 결제가 계속 가능하다는 안내와 홍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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