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정치인에 대한 피습 사건이 드문 뉴질랜드에서 장관급 인사가 괴한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정계는 물론 시민들도 충격에 빠졌다고 일간 가디언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임스 쇼 뉴질랜드 기후변화 장관 겸 녹색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수도 웰링턴 중심부에 있는 의회로 걸어가던 중 도심 외곽에서 괴한에게 폭행을 당했다.
괴한은 쇼 장관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를 붙잡고는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47세의 이 남성은 이후 경찰에 체포됐다.
녹색당 대변인은 쇼 장관이 현재 '매우 충격받은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시민이) 정치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뉴질랜드의 정치 토양은 자랑스러운 것"이지만, "오늘 벌어진 사건은 우리가 이런 문화를 당연하게 여겨선 안 된다는 걸 보여준다"며 유감을 표했다.
사회학자이자 형사행정학 전문가인 제러드 길버트도 괴한이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쇼 장관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순히 제임스 쇼를 향한 공격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향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들 역시 큰 충격에 빠졌다.
저스틴 레스터 웰링턴 시장은 트위터에 "만약 웰링턴 시민이 이 충격적인 사건을 벌인 것이라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남겼다.
녹색당 대변인은 피습사건 이후 의회 경비 담당 부서에 의원들에 대한 경호 강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서는 정치인을 상대로한 폭력 행위가 극히 드물며, 24시간 경호를 받는 현직 총리나 총리 대행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정치인이 수행 경호원 없이 자유롭게 움직인다. 가디언은 최근 10여년 사이 정치인을 상대로 물리적 공격이 가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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