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훙, 자신의 브랜드 만들어 직접 판매도…출시 제품마다 매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서 '왕훙(網紅)'으로 불리는 인터넷 스타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이들이 창출하는 경제 규모가 10조원에 달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왕훙은 화장품, 패션, 여행, 스포츠 등 여러 방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이 특정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높게 평가하는 사용 후기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팔로워들의 '묻지 마 구매'로 인해 해당 제품 등이 순식간에 완판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중국의 왕훙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자신만의 브랜드 제품을 직접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위챗과 웨이보에서 75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베키 리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패션 분야 왕훙 중 한 명으로서, 2017년 말 자신의 위챗 계정 '베키스 판타지'(Becky's Fantasy)와 같은 이름의 패션 브랜드를 출시했다.
출시 첫날 내놓은 스웨터와 스커트는 7분 만에 100만 위안(약 1억7천만원)어치가 팔려나갔고, 당일 모든 제품이 완판됐다.
다른 왕훙인 장다이도 자신만의 의류 브랜드를 내놓고 알리바바 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가 거느린 팀은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팔로워 댓글 등을 분석해 시장 동향을 파악한 후 신제품을 기획, 출시한다.
2017년 온라인 할인 행사인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에 장다이의 제품은 무려 1억7천만 위안(약 29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시장정보 제공업체인 CBN데이터에 따르면 이러한 왕훙들이 창출하는 경제 규모가 이미 580억 위안(약 9조8천억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왕훙 경제'는 중국만의 독특한 소셜미디어 문화가 가능케 했다고 할 수 있다.
파워 블로거의 제품 홍보 등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중국에서는 왕훙의 상업적 활동에 별다른 제한이 없다.
중국의 소비자들은 위챗 계정 등에 들어가 동영상을 보거나 글을 읽다가 이에 링크된 제품 홈페이지 등에 바로 들어가 즉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이것이 엄격하게 금지된다.
한 설문 조사에서는 1995년 이후 태어난 'Z 세대'의 70% 이상이 다른 채널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제품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CMP는 "중국의 젊은 세대는 미국이나 일본 등과 달리 왕훙 등 온라인 여론 주도자의 영향력을 쉽게 받아들인다"며 "이들은 중국에서 새로운 형태의 경제를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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