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기획전 '웹-레트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1989년 월드와이드웹(WWW)이 등장하면서 인터넷은 대중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세상을 뒤흔든 WWW는 미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예민한 촉수를 가진 예술가들은 인터넷이 몰고 온 온갖 변화를 살피는가 하면, 이 신문물을 작업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서울시립(SeMA)북서울미술관에서 개막한 '웹-레트로'(WEB-RETRO)는 WWW 30주년을 맞아 인터넷 아트의 지난 30년을 돌아보는 기획전이다.
'웹-레트로'는 한국 현대미술에서 아직 충분히 조사·연구되지 못한 인터넷 아트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인터넷 아트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며, 어떠한 관계를 맺는지, 예술 경계는 인터넷 아트를 통해 또 어떻게 넓어졌는지 등에 답을 구하려는 시도다.
전시는 이에 따라 김범, 노재운, 로스트라우드, 마이클 맨디버그, 목진요, 뮌, 설은아, 아이/오/디, 양아치, 엠티에이에이(MTAA), 정성윤, 조디, 다쿠지 코고의 웹아트와 영상, 설치 등 작품 15점을 골라 선보인다.
양아치는 2002년도 작업인 '전자정부'를 재제작했다. '전자정부'에 접속해 작가 설계대로 개인 정보를 입력한 관람객은 이러한 개인정보가 전자정부 회원 누구나 이용 가능한 '유료 데이터'가 됐음을 깨닫는다.
2016년 국내 미술계 인맥 구조를 드러낸 웹사이트 '아트 솔라리스'로 화제를 모은 작가그룹 뮌은 '아트솔라리스 1980-2019'를 선보인다. 계속 업데이트 중인 '아트솔라리스' 변화를 무빙 이미지로 제작한 작품이다.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작업도 있다. 로스트라우브 '99개의 방'은 동베를린의 빈 건물을 촬영한 뒤 방 탈출 형식의 웹 기반 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벽화와 사진, 애니메이션, 사운드가 결합한 인터넷 아트 프로젝트다. 2004년 개설된 이 사이트를 지금까지 100만 명 이상이 작품을 관람할 정도로 인기다.
전시는 6월 9일까지.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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