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버그 "매주 금요일 행동 나서달라" 호소
학부모 일부 시위 동참…호주 교육부 장관은 "방과 후에 해야"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금요일인 15일 전 세계 10대 학생들이 어른들, 특히 정치인들에게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며 학교에 가지 않고 거리로 나서는 '등교 거부' 시위에 나섰다.
이날 시위는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에서 한국 시각으로 오전 8시에 가장 먼저 시작됐고, 호주에서 곧이어 참여했으며 100여 개국에서 1천500여건의 시위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AFP 통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웰링턴에서는 수백 명의 학생이 '시간이 녹아내리고 있다', '즉각 행동하지 않으면 수영하게 된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학생들은 '공룡들도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 '기후변화는 볼드모트(소설 해리포터 속 악인)보다 나쁘다'와 같은 눈에 띄는 문구를 앞세웠고, 부모들도 아이들의 손을 잡고 시위에 동참했다.
시위에 참여한 뉴질랜드 소녀 이니스는 "정부는 단지 몇 가지만 바꾸면 된다. 우리가 학교에 빠지면 그들도 뭔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는 30개 도시에서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고, 호주에서는 시드니와 멜버른을 시작으로 60개 도시에서 시위가 열린다.
이 같은 등교거부 운동은 지난해 15세 스웨덴 학생 그레타 툰버그가 3주간은 매일, 이후에는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지 않고 스톡홀름 의사당 앞 계단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인 행동이 계기가 됐다.
작년 11월 호주 학생 수천 명이 툰버그의 행동을 지지하는 의미로 시위를 벌였고, 이번에는 전 세계 학생들이 연대 행동에 나섰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툰버그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해 적정한 대응을 할 때까지 매주 금요일 스웨덴 국회 앞에서 시위할 것이며 여러분들이 어디에 있든, 국회나 지방정부 청사 앞에서 같은 행동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전 세계 학생들은 '기후시위'(#climatestrike), '기후를 위한 학교파업'(#schoolstrike4climate), 또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for Future) 등의 해시태그를 단 시위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다.
학생들이 수업에 빠지고 시위에 나선 데 대해 일부는 지지하지만, 다른 일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푸케 아리키에서 열린 학생들 집회에 참석해 지지연설을 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에 1억 뉴질랜드 달러(약 776억원)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반면 뉴질랜드 학교들은 '무단결석' 처리하겠다고 경고했고, 교감협회장인 마이클 윌리엄스는 "학생들이 학습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우려한다. 학생들의 시위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아마도 제로일 것"이라고 말했다.
댄 테한 호주 교육부 장관도 멜버른에서 열린 시위에 앞서 "학생들은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방과 후나 주말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