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원자력의학원→서울대병원 지연…치료센터 3년째 방치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기장군에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의료용 중입자가속기를 설치하는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사업을 원자력의학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관하는 작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3년 가동도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입자가속기 치료 시점은 당초 2017년이었다.
중입자가속기 치료기 국산화 연구 실패와 기종 변경 등으로 수차례 연기돼 2023년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게 의료계 시각이다.
사업주관 기관 변경이 마무리되지 않아 핵심장비인 중입자가속기와 치료 장비 발주도 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열린 서울대병원 이사회에 '중입자가속기 구축지원사업 협약 체결' 안건이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측은 다음 이사회에 이 안건을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이사회에서 중입자가속기 사업자를 원자력의학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변경하는 것을 최종 승인하면 서울대병원, 부산시, 기장군 간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안건이 상정되지 못한 것은 서울대병원에서 750억원 이외 추가 부담을 하지 않는 문제를 두고 병원 측과 정부 간 이견이 이사회 개최 전까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최근 추가 분담금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이견을 보였던 협약 체결 대상에 과기부가 참여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며 "재차 열릴 서울대병원 이사회가 사업자 변경안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승인하면 장비 발주와 치료 예상시점 등을 대략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010년 시작된 중입자가속기 개발사업은 1천950억원(국비 700억원, 지방비 500억원, 원자력의학원 750억원)을 투입해 2017년부터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인근에 있는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암 치료를 시작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주관 기관인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연구과제로 설정한 중입자가속기 기종을 변경하고 연구 분담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사업은 장기간 표류해 왔다.
2016년 국·시비 수백억원을 투입해 완공한 중입자가속기 치료센터는 핵심장비가 없어 빈 건물로 방치되고 있다.
2017년 사업 주관기관을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변경하는 것을 추진했으나 사업비 분담금 등을 두고 이견을 보여 2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의료용 중입자가속기는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로 올려 암세포만 파괴하는 설비를 말한다.
수술하지 않고 치료시간이 30분으로 짧은 장점 때문에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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