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동물장묘시설 외면하는데…용인시 "우리가 지어볼게요"

입력 2019-03-18 06:12  

다들 동물장묘시설 외면하는데…용인시 "우리가 지어볼게요"
공모사업으로 유치마을 선정· 2022년 완공 목표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동물장묘시설 신설을 두고 사업자와 주민간 갈등이 전국적으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용인시가 직접 동물장묘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용인시는 시가 주도적으로 반려동물 문화센터 및 공설동물장묘시설을 건립하기로 하고 다음 달 말까지 시설을 유치할 마을을 공모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와 주민이 장묘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해 민간업자의 동물장묘시설 신설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시가 직접 동물장묘시설을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등록 반려동물 100만시대'를 맞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반려동물이 죽을 때 장례업체를 통해 장례를 치르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동물 사체는 법적으로 '폐기물'이기 때문에 장례업체를 통하지 않을 경우 일반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2016년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정식 등록된 장묘시설에서 처리되는 반려동물 사체는 폐기물로 취급받지 않아 소각과 건조가 가능하다.
동물장묘시설은 허가가 아닌 등록사항이어서 요건만 갖추면 설치할 수 있지만,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동물장묘시설을 둘러싼 갈등이 전국적으로 빚어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소송전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용인시가 이번에 시주도로 동물장묘시설 신설을 추진하려는 것도 주민들이 반대하는 민간 동물장묘시설의 난립과 갈등을 사전에 막고,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선도하기 위함이다.


용인시는 반려동물 장묘시설 유치를 희망하는 마을에는 장묘시설 내 카페와 식당, 장례용품점 운영권을 주민들에게 줄 계획이다. 또 10억원 이내에서 주민숙원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는 신청마을을 대상으로 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7월 초 입지를 확정한 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반려동물 문화센터 및 공설동물장묘시설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치를 희망하는 마을은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갖춰 마을 대표자 명의로 시 동물보호과에 제출하면 된다.
용인시 관계자는 "반려동물 문화센터와 장묘시설을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라면서 "혐오시설이라고 모두 반대할까 봐 걱정했는데, 여러 마을에서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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