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롯데백화점이 떠나가는 '20ㆍ30 세대'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급성장하는 온라인 시장과 늘어나는 해외직구에 20∼30대 고객을 빼앗기는 상황을 방치했다가는 장래가 어두울 것이라는 위기감에서다.
지금의 20∼30대가 훗날 주 고객층인 40∼50대를 이루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젊은 층의 취향을 세밀하게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내놓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18일 백화점 측에 따르면 우선 올해 상반기 20∼30대가 열광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유명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을 통해 백화점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을 대거 선보인다.
오는 22일부터는 유명 인플루언서 상품 '살롱드욘'과 '메르켄' 등의 팝업 스토어를 열고 4월에는 '임블리'가 만든 임부복, 가수 겸 배우 수영이 만든 패션상품 '비밍이펙트'를 선보인다.
5월에는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우주미녀'의 팝업 스토어도 열린다.
오는 23일에는 소공동 본점에 20∼30대 남성을 겨냥한 키덜트 전문매장 '건담 베이스'가 오픈한다.
지난해 10월 본점에서 운영했던 팝업 스토어가 개점 1시간 만에 3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키덜트 관련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롯데는 20·30세대가 선호하는 명품과 스포츠 분야도 강화한다.
샤넬, 루이뷔통 등 전통적 명품 브랜드가 아니라 20대를 타깃으로 한 신흥 브랜드가 주력이다.
MSGM, 오프화이트, N˚21 등은 지난해 돌체앤가바나 등 전통 명품 브랜드를 밀어내고 에비뉴엘에 문을 열었는데 올해에는 주요 점포로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오프화이트에서 한정판 운동화를 출시했을 당시 수백 명의 고객이 매장 앞에서 밤새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지난달 본점에 문을 연 구찌 맨즈의 경우 구찌가 2015년부터 파격적인 디자인과 SNS 마케팅으로 젊은 층을 공략한 덕에 20∼30대 고객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는 또 20∼30대가 지난 3년간 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돈을 쓴 분야가 스포츠라는 점에 착안해 백화점 3사 중 처음으로 나이키 비콘 매장도 들여왔다.
롯데백화점 김대수 마케팅 본부장은 "최근 소비 트렌드와 20·30세대의 취향을 면밀히 분석해 젊은 세대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전체 매출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3.1%에서 2017년 22%, 2018년 20.2%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30대가 비교적 돈을 많이 쓰는 패션 상품군의 매출 비중도 2015년 53%에서 2018년 44%로 줄었다.
백화점을 떠난 20·30세대는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운영하는 세포 마켓 등을 통해 주로 온라인에서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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