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천국' 뉴질랜드마저…안전지대 없는 反이민 테러

입력 2019-03-15 18:36  

'이민자 천국' 뉴질랜드마저…안전지대 없는 反이민 테러
이민자에 관대…연간 난민쿼터도 1천명→1천500명 확대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무슬림을 상대로 한 끔찍한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이민자 천국'으로 알려진 뉴질랜드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15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보도했다.
2013년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 인구는 대략 500만 명으로, 이 중 무슬림 수는 4만6천 명 이상이다. 이는 2006년과 비교해 28%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뉴질랜드 정부는 연간 난민 수용 쿼터를 2020년부터 1천 명에서 1천5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이를 "해야 할 올바른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더욱이 뉴질랜드는 '테러 청정국'으로 불릴 정도로 범죄가 현격히 적은 국가 중 하나여서 이번에 충격이 더 크다고 외신이 전했다.
NYT에 따르면 뉴질랜드에 등록된 총기는 2017년 현재 120만 정으로 많은 편이지만 1990년 이후 총기 난사 사건은 없었다.
당시 이웃 간 분쟁으로 13명이 숨진 이후 당국이 반자동 총기류를 포함해 총기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총기 소지자는 면허를 받아야 하며, 범죄 활동 전력과 정신 건강, 안전 프로그램 참석, 총기 사용 이유 설명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덕분에 살인 사건 역시 드물며 이 가운데 총기 살인은 더 찾아보기 어렵다. 2007년 이후 총기 살인은 2009년 한 해를 제외하고 매년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이민자에 관대하고 범죄 발생이 적은 뉴질랜드에서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反이민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뉴질랜드 사회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호주인 브렌턴 태런트가 이민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한 데다 이번 사건이 이슬람사원에서 무슬림들이 기도하는 시간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던 총리는 사건 이후 뉴질랜드가 '너무나 이례적이고 보기 드문 폭력 사건'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격 사건으로 직접 영향을 받는 사람은 아마도 뉴질랜드에 온 이민자들일 것"이라며 "그들은 뉴질랜드를 그들의 고향으로 선택했고, 이곳은 그들의 고향이다. 그들은 우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뉴질랜드에서 머물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의 무슬림 지도자도 이번 사건이 금요 기도 시간에 벌어져 더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뉴질랜드 사건을 포함해 지난 10년간 극단주의자들이 종교시설에서 벌인 테러 사건이 17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지난 2010년 10월 31일 알카에다가 일요 미사가 열리던 바그다드의 가톨릭교회를 공격해 58명이 사망했고, 2017년 2월 16일에는 파키스탄 남부 수피교 성지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나 98명이 숨졌다.


eng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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