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회의원들 현장 점검…"녹슨 컨베이어 벨트만 있었다"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우리나라 쓰레기를 불법으로 반입해 국제 문제가 된 필리핀 현지 회사가 재활용 설비도 갖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줄리엣 위 하원의원은 전날 동료 의원과 한국산 쓰레기 불법 수입과 관련된 재활용 업체 '베르데 소코'를 점검한 뒤 "이 회사에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설비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위 의원은 "이 업체는 어떻게 빈껍데기 회사를 만드는지 보여줬다"면서 "5천t이 넘는 쓰레기 외에 우리가 본 것이라고는 작동하지 않는 녹슨 컨베이어 벨트뿐이고 전력도 공급되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들은 이곳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동행한 프레더릭 시아오 하원의원도 "이 업체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에 필요한 어떤 기계나 장비, 재료도 못 봤다"고 밝혔다.
위 의원 등이 지적한 문제의 한국산 쓰레기는 5천100t 규모로, 한국인 지분이 40%인 현지 합작기업 '베르데 소코'가 지난해 7월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통해 반입했다.
합성 플라스틱 조각이라고 신고했지만, 사용한 기저귀와 배터리 등 쓰레기가 다량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또 작년 10월 1천200t 규모의 폐기물을 추가로 필리핀에 불법 반입했다가 곧바로 압류됐다.
이후 필리핀 당국은 한국 정부에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라고 요구했고, 현지 환경단체가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하는 등 국제 문제로 비화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환경부 지난 2월 대집행을 통해 1천200t을 우선 국내로 들여왔지만, 나머지 5천100t은 여전히 필리핀에 남아 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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