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서 열린 유엔환경총회, 10년간 일회용 플라스틱 '상당량 감축' 합의
전세계 도시에서 '기후변화 대책 촉구' 동맹휴업 학생 시위
(테헤란·서울=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김승욱 기자 = 유엔은 15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4차 환경총회에서 앞으로 10년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상당한 정도'로 감축하자는데 합의했다.
유엔환경총회는 이날 장시간 회의를 거쳐 합의한 장관급 성명에서 "각국은 지속할 수 있지 않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으로 훼손되는 지구의 생태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 방법에는)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상당한 수준으로 줄이는 일이 포함된다"고 선언했다.
AFP통신은 이날 회의 과정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초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감축하는 기한이 2025년이었으나 2030년으로 5년 연장됐다면서 '희석된 합의'라고 보도했다.
심 키슬러 유엔환경총회 의장은 미국이 플라스틱 감축 합의의 강도를 완화하는 역할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연간 3억t이며,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이 최소 5조t으로 추산한다. 연간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800만t 이상이다.
한국 정부는 이번 환경총회에 박천규 환경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한 대표단을 파견했다.
박 차관은 이번 회의에서 국가 발언을 통해 그린카드 등 한국의 우수한 환경정책을 소개하고 월경성 대기오염,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국제기구 간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측과 1급 발암 물질인 미세먼지 저감 방안과 관련한 의견도 교환했다.
박 차관은 중국 생태환경부의 자오잉민(趙英民) 차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지난달 한·중 환경장관회의 합의 사항인 '청천(晴天) 프로젝트 추진', '고위급 정책 협의체 구성' 등의 이행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앞으로 양국 차관이 대기오염 저감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자주 갖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편, 이날 세계 곳곳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즉각적이고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동맹휴업 시위 '내일을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가 개최됐다.
이 시위는 서울을 비롯해 워싱턴, 시드니, 멜버른, 방콕, 뉴델리, 싱가포르, 파리, 마드리드, 로마, 브뤼셀, 런던, 스톡홀름, 뒤셀도르프 등 수백개 도시에서 도시별로 수백∼수천 명 규모로 이어졌다.
참여 학생들은 기후변화가 환경과 인간 생존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면서 거리를 행진했다.
이들은 '플래닛 B(지구를 대신할 행성)는 없다', '기후변화가 볼드모트(소설 해리포터에서 나오는 사악한 마법사)보다 나쁘다'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로이터통신은 뉴질랜드 총리는 이 시위를 지지한 반면 호주와 영국 교육장관은 수업에 불참하는 시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방과 후나 주말을 이용해야 한다면서 반대 의사를 표해 대조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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