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타이거 우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시그니처 홀'인 17번 홀에서 자신의 출전 사상 최악의 스코어를 남겼다.
우즈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7천189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17번 홀(파3·146야드)에서 공을 두 차례 물에 빠뜨린 끝에 쿼드러플 보기를 적어냈다.
그린이 호수 속에 섬처럼 떠 있는 '아일랜드홀'인 17번 홀은 이 골프장의 명물로 통한다. 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티샷이 조금만 잘못돼도 물에 빠져버려 크게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홀이다.
최근 12년간 평균 47.8차례 공이 물에 빠졌고, 지난해에도 54차례가 기록됐다. 전날 1라운드에서는 18개의 공이 물속으로 사라졌다.
지난해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이 홀의 악몽을 피해 가지 못한 채 '톱10' 진입을 놓쳤던 우즈는 올해 1라운드에선 버디를 잡아냈으나 둘째 날 제대로 발목이 잡혔다.
2라운드 10번 홀에서 출발한 우즈는 16번 홀까지 버디만 3개를 잡으며 선두권을 넘보고 있었다.
그러나 17번 홀에서 웨지로 보낸 티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계속 굴러 결국 물에 빠지고 말았다.
이어 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은 너무 강해 그린 뒤쪽에 한 번 튀어 다시 물속으로 향했다.
결국 다시 벌타를 받고 다섯 번째 샷을 그린에 안전하게 올렸으나 홀과의 거리가 다소 있었고, 2퍼트로 마무리하며 이 홀에서만 무려 4타를 잃었다.
16번 홀까지 5언더파 8위였던 그는 17번 홀이 끝났을 땐 1언더파로 내려앉았다.
우즈가 앞서 이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린 건 지난해까지 총 네 차례였고 지난해 마지막 라운드를 포함해 모두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쿼드러플 보기는 처음이다.
그는 후반에 버디만 2개를 뽑아내며 1언더파 71타로 2라운드를 마쳤다.
이틀간 합계 3언더파 141타로, 공동 선두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이상 12언더파 132타)에게 9타 뒤진 공동 39위다.
우즈는 "(17번 홀에서는) 당연히 무척 화가 났다"며 "다시 5언더파로 끌어 올려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지옥 같은 싸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3언더파로 마쳤지만, 이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선두와 차이가 다소 벌어졌지만, 그는 "컷을 통과한 선수라면 누구라도 우승할 기회를 갖는다"며 주말 추격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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