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인절스전서 9회 승부치기…결과는 5-5 무승부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시범경기에서 첫 '승부치기' 풍경이 연출됐다.
16일(한국시간) AP통신, MLB닷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경기에서 양 팀은 9회 '승부치기'를 진행했다.
'승부치기'는 무승부를 막고 연장전을 빨리 끝내고자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의 전신인 국제야구연맹(IBAF)이 2008년 아마추어 대회에 도입한 제도다.
정규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양 팀은 연장 10회부터 주자를 2루에 두고 공격한다. 동등하게 얻는 공격 기회에서 점수를 많이 뽑는 팀이 이긴다.
MLB 사무국과 MLB 선수노조가 15일 합의한 메이저리그 규정 변경에 내용엔 올해 올스타전부터 연장전에 승부치기를 시행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과 브래드 아스머스 에인절스 감독은 MLB 사무국의 발표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이를 시범경기에 적용하기로 경기 전 뜻을 모으고 9회에 시험 적용했다.
MLB닷컴은 MLB 사무국이 시범경기에서 8회 말까지 동점일 경우 양 팀 감독 합의로 9회부터 승부치기를 시범 운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보치 감독이 이런 내용을 선수들에겐 깜빡 잊고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5-5로 맞선 9회 초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샌프란시스코 구원투수 트레버 고트는 2루에 주자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승부치기 얘기를 전혀 듣지 못한 고트는 "심판에게 원래 주자가 저기 있기로 한 거냐고 물었고, 그렇다는 답을 들었다"며 '정말이냐'고 생각했다고 MLB닷컴에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압박이 심한 상황에 등판했지만, 고트는 세 타자를 상대로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이미 마이너리그에 작년부터 도입한 승부치기를 경험한 고트는 "상당히 어려워졌다"며 "타자와 대결하는 요령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9회 말 똑같이 주자를 2루에 두고 공격 찬스를 잡은 샌프란시스코는 그러나 첫 타자 드루 퍼거슨이 보내기 번트를 못 대고 삼진으로 물러난 통에 득점 확률을 높이지 못했다.
진루타가 나오지 않아 결국 경기는 5-5 무승부로 끝났다.
보치 감독은 "작전 수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고 승부치기 소감을 전하면서 "여기(스프링캠프)에서만 OK이지, 정규리그 중엔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올해를 끝으로 샌프란시스코 지휘봉을 내려놓는 보치 감독은 위대한 경기 중 일부는 연장전 경기였다며 끝날 때까지 경기해야 한다는 '끝장 승부'주의자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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