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위해 총기도 개조…뉴질랜드 총리 "총기법 개정할 것"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15일 발생한 뉴질랜드 이슬람사원(모스크) 총격 테러 사건의 범인은 2살짜리 아이부터 60대 노인까지 대상으로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dpa·AFP 통신과 미 CNN 방송 등은 이번 총격 테러로 다친 부상자들이 2살짜리 아이부터 60대 후반의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과 남녀를 망라한다고 16일 보도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39명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11명은 중환자실에 있다고 밝혔다. 이미 사망자만 4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 상황이다.
아던 총리는 "부상자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연령에 이르고, 남자와 여자, 어린이까지 망라된다. 이는 사망자나 부상자 모두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는 테러범 혐의를 받는 호주 국적의 브렌턴 태런트(28)가 연령이나 성별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조준 사격을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던 총리는 또 회견에서 테러에 사용된 총기 중 최소한 1정이 살상력 강화를 위해 개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태런트는 이번 테러를 위해 모두 5정의 총기를 준비했으며 그중 2정은 반자동 소총, 2정은 산탄총인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합법적으로 구한 것들이다.
아던 총리는 총기 관련법의 개정을 약속했다. 그는 "이 사람이 총기면허를 따고 이런 종류의 무기를 사들였다. 그렇다면 분명히 사람들이 변화를 추구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변화를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태런트는 일반적인 'A 등급' 총기면허를 갖고 있었다. 이 면허는 스포츠용으로 설계된 총기를 보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특히 보유 수량에 제한이 없고 총기를 개별적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
이 스포츠용 총기에는 소총이나 산탄총은 들어가지만, 군사용 반자동 소총이나 권총은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국의 느슨한 총기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FP는 "뉴질랜드의 총기법은 1996년 대참사를 겪은 이후 엄격한 총기 규제를 시행한 이웃 호주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하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용의자 태런트가 모국인 호주에서는 이번 테러에 사용한 총기를 구할 수 없었다고 뉴질랜드 경찰협회 관계자는 말했다.
아던 총리는 또 "용의자가 (2건의 테러 후에도) 테러를 계속 저지르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는 것은 틀림없다"며 용의자를 체포한 경찰관 2명의 용기를 치하했다.
이는 이번 뉴질랜드 테러 사건의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특히 태런트를 포함한 이번 사건의 용의자들은 호주나 뉴질랜드 어디에서도 대테러 당국의 '감시 대상' 목록에 오르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범죄 전과도 없는 데다 정보당국의 감시망에 들어와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주 용의자가 "누구의 감시망에도 올라 있지 않았다"며 "테러와 관련한 진짜 도전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정보기관에 소셜미디어나 다른 어디서든 (테러에 대한) 경고를 울렸어야 할 활동이 있었는지 신속히 평가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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