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의 2차전서 승부처 맹활약…"승리 간절했다"
(용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기복 없이 외국인 선수처럼 뛰어요. 중요한 경기에서는 특히 집중력을 발휘하고요. 무서울 정도입니다."
16일 용인 삼성생명과의 2018-2019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2차전 원정경기를 앞둔 아산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상대 에이스 김한별(33·178㎝) 얘기가 나오자 혀를 내둘렀다.
이틀 전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28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한 김한별에게 고전한 기억 때문이다.
1차전 4쿼터 5반칙으로 코트를 지키지 못한 채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던 김한별은 2차전 놀라운 활약으로 위 감독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는 2쿼터가 분수령이었다.
그는 매치업을 이룬 우리은행 김소니아와의 승부를 번번이 이겨내며 무서운 기세로 점수 차를 벌렸다.
김한별이 2쿼터 종료 1분 24초 전, 54.2초 전 김소니아의 반칙을 얻어내 연속 3점 플레이를 완성하며 삼성생명은 49-35까지 달아났다.
2쿼터에만 김한별은 10점 3리바운드를 올리고 김소니아의 파울 3개를 유도하며 코트를 지배했다.
우리은행의 추격이 거세게 이어지던 후반에도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4쿼터 종료 3분 51초 전 페인트 존에서 어려운 슛을 넣고 다시 3점 플레이로 77-71로 벌렸고, 45초 전 골밑슛으로 82-78을 만들어 사실상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우리은행은 28.7초를 남기고 최은실의 미들 슛으로 두 점을 따라붙었으나 김한별이 벌려 놓은 점수를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김한별은 "다음 기회(3차전)가 간절했다. 그 기회가 생겨 기쁘다"며 "챔피언결정전에 나가고자 더 열심히 싸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큰 경기에서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비결에 대해 그는 "어릴 때부터 어두운 곳에서도 훈련해보고, 자유투도 많이 쐈다. 그런 모든 게 이런 큰 경기를 위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시즌에도 훈련을 열심히 했고, 국가대표팀에서 경험도 여러 면에서 도움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소니아와의 대결에서 압도한 데 대해선 체격의 우위 덕을 보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김한별은 "원래 나이가 들면 살이 더 찐다"고 너스레를 떨며 "김소니아가 큰 편이 아니라서 자신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동료들을 믿는다. 함께하면 어떤 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서 "3차전 승리를 위해 모든 걸 다 쏟아붓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4쿼터 팀이 쫓길 때 알토란 같은 3점포와 골밑슛 등을 포함해 13점 4어시스트로 힘을 보탠 이주연도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면서 "올해가 우리 팀의 우승 기회라고 하는데, 꼭 잡고 싶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3차전 승리를 다짐했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