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 태런트 "성소피아에서 이슬람첨탑 제거" 언급
각국 "태런트, 발칸지역 유럽·오스만 전쟁 유적 방문"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비잔틴제국 때 교회로 건설된 성소피아 박물관을 이슬람사원으로 되돌리라는 집회가 열렸다.
뉴질랜드 모스크 테러의 여파다.
16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성소피아(터키어, 아야 소피아·그리스어, 하기아 소피아) 박물관 앞에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테러의 사망자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테러에 목숨을 잃은 무슬림을 추모하는 동시에 성소피아를 이슬람사원으로 되돌리라고 외쳤다.
뉴질랜드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28)는 자신의 신념과 공격 동기 등을 담은 이른바 '선언문'에서 "성소피아의 미나렛(이슬람사원 첨탑)이 없어질 것이며 콘스탄티노플이 정당하게 다시 기독교의 것이 될 것"이라고 썼다.
콘스탄티노플은 비잔틴제국 시절 이스탄불의 지명이다.
태런트 선언문에 자극받은 터키 보수 이슬람 단체들이 뉴질랜드 테러 하루 만에 성소피아 앞에서 사망자를 추모하는 동시에 성소피아를 사원으로 복원하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연 것이라고 터키 매체와 외신은 분석했다.
성소피아는 15세기에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오스만제국에 의해 이슬람사원으로 개조되기 전까지 약 1천년간 동방 기독교의 본산이었다.
터키 공화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했으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집권 이후 이곳의 사원 색채를 되살리는 조처가 이어졌고, 보수 종교단체는 사원 복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여러 번 열었다.
한편 총격범 태런트는 2016년 이래 터키,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등 발칸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각국 정부에 의해 확인됐다.
태런트의 방문지는 주로 유럽과 오스만제국의 전쟁 유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당국은 태런트가 터키를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한 번은 40일이나 머무른 것으로 파악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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