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조세회피처에 등록된 '익명 기업'이 영국 내 부동산 8만7천건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투명성 관련 단체인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는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 부동산 소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조세회피처에 등록한 기업이 보유한 영국 내 부동산은 모두 8만7천건으로 이 중 40%는 수도 런던에 집중됐다.
이들 익명 기업은 평균 가격이 300만 파운드(약 45억원)에 이르는 런던 나이츠브리지의 카도간 스퀘어 지역에 134건을 보유했고 버킹엄 팰리스 로드에도 3억5천만 파운드(약 5천300억원)의 부동산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런던 웨스트민스터 지역에 1만건, 부촌인 켄싱턴과 첼시 지역에도 6천건의 부동산이 익명 기업의 소유로 파악됐다.
이런 부동산의 구매 당시 총 가치는 560억 파운드(약 82조원)였지만, 이후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한 현재 가치는 1천억 파운드(약 150조원)가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범죄자와 부패사범이 조세회피처의 익명 기업을 통해 영국 내 부동산을 사들여 자금을 숨기고 돈세탁을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과 가족을 위한 안전한 장소를 마련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2016년 반부패 정책의 하나로 부동산 실소유자 등록제를 추진하려 했지만 이후 관련 입법이 늦어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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