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기다려'…대기록 향해 전진하는 매킬로이(종합)

입력 2019-03-18 09:21  

'마스터스 기다려'…대기록 향해 전진하는 매킬로이(종합)
플레이어스 제패…"아쉽게 우승 놓친 경험들이 우승 도왔다"
마스터스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베팅업체 우승 1순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전 대회에서 여러 차례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지난 2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고, 4위 두 번, 5위 1번, 6위 1번을 기록했다.
올해 여섯 번째로 출전한 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18일(한국시간)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 올린 매킬로이는 "올해의 모든 경험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고 말했다.
눈앞에서 놓친 우승이 아쉬울 법도 했지만 그는 "매번 더 자신감이 생겼다.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려고 했다"며 "참고 기다리면 내 순서가 오길 바랐고 실제로 그렇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매킬로이의 4번 홀(파4)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연못에 빠졌을 때만 해도 그가 또 한 번의 톱 10 성적에 만족해야 하는 듯했다.
그러나 매킬로이는 불안한 더블보기 출발 이후 6개의 버디(보기 2개)로 만회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먼저 경기를 마친 짐 퓨릭(미국)에 1타 앞선 불안한 선두로 어려운 17, 18번 홀에 임한 매킬로이는 "좋은 스윙 한 번"을 되뇌며 침착하게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챔피언이 됐다.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처음 우승하면서 매킬로이의 통산 PGA 투어 우승은 15승(메이저 4승)으로 늘어났다.
매킬로이는 또 타이거 우즈(미국),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에 이어 메이저 대회와 페덱스컵, WGC 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모두 제패한 역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올해 출전하는 대회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매킬로이의 상승세는 또 다른 대기록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에서 우승한 데 이어 2012년 PGA 챔피언십을 제패하고, 2014년에는 디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한꺼번에 휩쓸었다.
나머지 한 개의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까지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만 마스터스 우승은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다.
2014년 8위를 시작으로 5년 연속 톱 10 안에 들었으나 우승엔 실패했다.
올해 매킬로이가 기복 없이 꾸준히 선전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인 내달 마스터스에도 한껏 높아진 기세로 임할 수 있게 됐다.
매킬로이는 "오늘 우승하지 못했다면, 마스터스 전에 굳이 우승이 필요하진 않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우승하니 좋다"고 웃었다.
그는 "여기 코스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와 비슷하다. 여기서 많은 걸 얻었다"며 "지금 난 내 인생 최고의 골프를 치고 있고 이것이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베팅 사이트에서 매킬로이는 더스틴 존슨(미국)과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우즈 등을 제치고 마스터스 우승 1순위를 달리고 있다.
남자골프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룬 선수는 보비 존스(1930년), 진 사라젠(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잭 니클라우스(1966년), 타이거 우즈(2000년)까지 6명뿐이다.
올해가 아니더라도 아직 만 29세인 매킬로이에게 시간은 충분하다.
매킬로이는 "선수로서 훌륭한 10여 년을 보냈다"며 "앞으로의 10년은 지난 10년보다 훨씬 더 나은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북아일랜드 출신의 매킬로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아일랜드 명절인 세인트 패트릭 데이(3월 17일) 주간에 우승하는 기쁨도 맛봤다. 현지시간 17일 치러진 마지막 라운드엔 세인트 패트릭 데이의 상징인 녹색 옷을 입고 매킬로이에게 행운을 기원하는 팬들도 있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선 3라운드가 세인트 패트릭 데이였다"며 "내게는 나쁘지 않은 주말이다. 녹색의 기운을 얻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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