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연구팀, 5천500광년 떨어진 별 생성 지역서 포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에서 약 5천500광년 떨어진 곳에서 분자운(molecular cloud)이 붕괴하며 두 개의 거대한 원시별이 생성되는 것이 관측됐다. 이 원시별들은 궁극에는 대형 별의 일반적 형태인 쌍성계를 구성해 쌍성계 탄생의 비밀을 밝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 별은 대부분 주변을 도는 짝별을 갖고 쌍성계를 구성하지만 이런 쌍성계가 처음에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불분명했다.
원시별이 두꺼운 가스·먼지 구름에 가려져 있어 분자운에서 중력이 붕괴하며 같은 가스 원반에서 생기는 건지 아니면 중간에 서로 우연히 만나 중력이 작용하면서 쌍성계가 됐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이화학연구소(리켄·理硏)에 따르면 리켄 개척연구본부 장이천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고성능 전파망원경 ALMA를 이용해 'IRAS07299-1651'로 알려진 5천500광년 떨어진 별 생성 지역에서 이런 장면을 포착했다.
연구팀이 관측한 것은 별 생성 초기 단계로, 분자운 안에 주별인 대형 중심별과 역시 질량이 큰 제2의 별이 이미 생성 중이었다.
두 별은 약 180 AU(1 AU = 태양~지구 거리·약 1억4천960만㎞) 떨어져 서로를 돌고있으며 1주기는 최대 600년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총 질량은 태양의 18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리켄은 국제 연구팀이 이번 관측을 이용해 처음으로 쌍성계 생성의 역학을 추론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장 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쌍성계의 별이 분자운의 붕괴 단계에서 만들어지는지 아니면 나중에 구성되는 것인지를 몰라 오랫동안 당혹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관측 결과는 흥미롭다"면서 "이번 관측을 통해 쌍성의 분화가 초기 유아 단계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또 쌍성계의 별이 분자운이 붕괴하면서 만들어진 같은 원반에서 별 구성 물질을 확보해 덩치를 키운다는 점을 알게 됐으며, 이는 덩치가 작은 짝별이 주별 주변의 원반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을 흡수해 거의 비슷한 쌍둥이 별이 된다는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지적됐다.
장 연구원은 "지금으로선 다른 사례를 통해 이런 현상이 독특한 것인지 아니면 대형 별 탄생에서 일반적인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는 스웨덴 샬머스공대와 미국 버지니아대학의 연구원들도 참여했으며, 관측결과는 논문으로 정리해 18일 발간된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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