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심장학회·심장협회, 새 가이드라인 발표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고령자는, 심부전과 뇌졸중 위험을 줄이려고 매일 저단위(low-dose) 아스피린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미국 심장학회(ACC;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와 미국 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가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들 두 단체는 논의를 거쳐 이런 내용을 담은 새 가이드라인을 이날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 과정에서 공동의장을 맡은 존스 홉킨스 의대의 로저 블루멘탈 박사는 "앞으로 심혈관질환이 없는 환자에겐 매우 까다롭게 아스피린을 처방해야 할 것"이라면서 "아스피린을 권장할 게 아니라, 생활습관을 최적화하고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관리하게 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3건의 관련 보고서는, 건강한 고령자가 매일 저단위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건 돈 낭비이고, 최악의 경우 내출혈과 조기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루멘탈 박사는 "아스피린 처방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최고 수위에 있고, 출혈 위험은 최저 수준인 환자에 국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 가이드라인도,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와 혈당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의 고위험군 환자에겐, 내출혈 위험이 커지지 않는 한 아스피린 처방을 고려할 수 있게 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심장병 의사인 케빈 캠벨 박사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특히 고콜레스테롤 증 같은 위험 요인을 치료하는 의술이 많이 발달했다"면서 "그래서 과거엔 그러리라 여겨졌던 아스피린의 1차 예방 효과를 부인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도 노년 이전의 연령층에 아스피린을 쓰는 것은, '반드시 최선의 조치는 아니다'라는 의미의 '클래스 2b' 권고 사항이라고 캠벨 박사는 설명했다. 그만큼 아스피린의 효과를 둘러싸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뇌졸중, 심부전, 개심 수술이나 스텐트 삽입 수술 등의 병력이 있는 환자에겐 아스피린이 생명을 구하는 약이 될 수도 있다고 캠벨 박사는 강조했다.
한편 유럽의 심장병 의사들은 혈액 응고의 예방적 치료에 아스피린 등을 사용하는 것을 어떤 연령의 환자에게도 권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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