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이 도둑' 야당 비판에 "내가 파수꾼" 자처하며 역공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다음 달 총선을 앞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표심 공략을 위해 반부패 캠페인을 본격 가동했다.
18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지난 16일부터 자신의 트위터 계정 이름 앞에 '파수꾼', '감시인'이라는 뜻의 힌디어 '초키다르'(chowkidar)를 슬로건으로 붙였다.
4천60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모디 총리는 "하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며 "부정부패, 사회악과 싸우는 이는 누구나 파수꾼이며, 인도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이 또한 누구나 파수꾼"이라며 반부패 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아미트 샤 총재 등 여당 정치인과 장·차관들은 이에 즉각 호응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이름 앞에 역시 초키다르를 붙이며 네티즌에게 이 운동에 동참하자고 호소했다.
그러자 SNS에는 모디 총리 지지자 등을 중심으로 관련 해시태그를 단 글들이 쇄도했다.
모디 총리는 2016년에도 검은돈의 유통을 막아 부패를 척결하겠다며 기습적으로 화폐개혁을 실시하는 등 2014년 집권 후 반부패 정책에 관심을 보였다.
현지 매체는 "BJP가 시도한 기습작전이 온라인상에서 크게 유행하게 됐다"며 "총선을 앞둔 인도에서 페이스북, 왓츠앱, 트위터 등은 표심 공략을 위한 중요한 무기"라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초키다르는 앞서 야당이 여당 공격에 활용한 단어라는 점이다.
라훌 간디 인도국민회의(INC) 총재는 "파수꾼이 도둑(초키다르 초르 하이)"이라며 모디 정부가 그간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펴는 등 산업자본과 불법적으로 결탁했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간디 총리는 인도가 2016년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36대 도입을 추진할 때 모디 총리가 직접 개입해 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 그룹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에 힌두스탄타임스는 모디 총리가 야당의 공격 포인트를 조롱하며 이를 또다른 선거 캠페인으로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인도 총선은 오는 4월 11일부터 5월 19일까지 인도 전역에서 진행된 뒤 5월 23일 투표 결과가 공개된다.
총 9억명의 유권자가 선거에 참여하며 전국에 100만개의 투표소가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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