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알코올농도 0.17%로 확인…소방서, 구조자들에게 표창장 수여키로
(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김선경 기자 = 주차된 앞차를 들이 박고 불 난 차량에서 액셀을 밟은 채 잠든 만취운전자가 주민들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18일 경남도소방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7시 40분께 김해시 동상동 한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그랜저 승용차가 주차된 쏘나타 승용차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그랜저 승용차에 불이 붙었지만, 운전자 A(25)씨는 차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A씨가 당시 만취한 상태에서 추돌 사고를 낸 뒤 액셀을 밟은 채 잠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A씨 차에 불이 난 데다 차량이 계속 공회전을 한 탓에 자칫 큰 피해가 발생할 뻔했지만, 때마침 현장을 목격한 두 주민이 용감히 나섰다.
최철화(60)·김종규(48)씨는 당시 아침 운동을 하려고 주변을 지나다가 곧바로 불이 난 승용차로 달려가 차 안에서 A씨를 끌어냈다.
두 주민은 차량이 폭발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 상황에도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생명을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자리를 떠났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술 냄새를 풍기는 A씨를 상대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7%이 나왔다.
A씨는 자초지종을 모른 채 잠에서 깬 뒤 음주운전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친구들과 김해시내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불 붙은 차가 공회전까지 하는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주민들이 용감하게 나서줬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동부소방서는 생명을 구한 두 주민에게 표창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김씨는 "누구라도 이런 상황을 목격했다면 바로 달려갔을 것이다"며 "내 손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매우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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