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소도시 밀브레 시의회가 일본군 성노예로 인권이 유린된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을 기억해야 한다며 위안부 피해자 결의안과 선언문을 채택했다.
18일(현지시간) 김진덕 정경식 재단에 따르면 웨인 리 밀브레 시장은 지난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한 결의안을 채택한 뒤 "일본 정부가 왜곡하고 회피하고 있는 위안부의 슬프고도 아픈 역사를 우리 세대가 잊지 말고 후세에 알려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라고 말했다.
중국계인 리 시장은 "2차 대전 당시 일본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과 인신매매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 결의안에는 여성을 존중하고 성차별과 불평등이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며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다.
밀브레 시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인근 도시로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가 세워진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약 20분 거리에 있다.
밀브레 시의회는 위안부 기림비를 건립하는 데 공헌한 위안부정의연대(CWJC), 김진덕 정경식 재단 관계자들에게 위안부 피해자 선언문을 전달했다.
김진덕 정경식 재단의 김한일 대표는 "일본의 끈질긴 방해에도 한국, 중국, 필리핀 등 13개국이 공동으로 참여해 미국 대도시 최초로 기림비를 건립했다"면서 "이처럼 많은 나라의 커뮤니티가 하나가 돼 세운 동상은 그 유례를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는 2015년 9월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된 후 일본의 온갖 방해공작을 뚫고 2년여 모금운동과 디자인 공모, 작품 제작 등을 거쳐 2017년 9월 미국 내 공공부지로는 8번째이자 미 대도시 최초로 설립된 것이다.
세 명의 한국·중국·필리핀 소녀가 서로 손을 잡고 둘러서 있고, 이를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처음 공론화한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가 바라다보는 형상인 이 기림비는 캘리포니아주 카멜에서 활동하는 유명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가 '여성 강인함의 기둥'이라는 제목으로 제작했다.
이 기림비는 지난해 김학순 할머니 동상에 녹색과 흰색 페인트 얼룩이 덧칠해진 부분이 발견되는 등 일부 훼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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