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주 중국동포, '한탕'하고 중국으로 가족과 도망친 듯
(안양=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이희진 부모살해' 사건의 공범인 중국 동포(속칭 조선족)들이 지난달 25일 사건발생 당일 중국 칭다오로 서둘러 출국한 것은 물론, 이들 중 한명의 가족도 사건 이전에 이미 중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이 사건의 공범인 A(33) 씨 등 3명중 한명의 가족이 사건발생 이전에 중국으로 출국한 기록을 확인했다.
출국 시점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올초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적어도 이번 사건에 동원된 중국 동포 공범들은 사전에 가족을 포함한 자신들의 도주계획을 세워놨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중국으로 도망친 공범 A 씨 등은 모두 중국 동포이자 동갑내기들로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에서 생활해 온 '정주형' 중국 동포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세 사람의 귀화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이 중 한명은 국내에서 가정을 꾸려 가족과 함께 살아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한명은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공범 2명은 국내에서 가족없이 혼자 생활했다는 후문이다.
가족까지 중국으로 출국시킨 사실을 밝혀낸 경찰 조사와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A 씨 등은 이번 사건으로 '한탕'을 하고, 한국생활을 완전히 청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A 씨 등이 칭다오를 도피처로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단순히 연고가 있으리란 추측만 나올 뿐이다.
한편, A 씨 등은 이 씨의 부모살해 대가로 유일하게 검거된 주범격인 김 씨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반대급부를 받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실행에 옮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씨가 범행 뒤 집 안에 있던 5억원을 가지고 달아났다고 진술한 내용은 이런 추정에 무게를 싣는다.
사건 준비부터 실행에서부터 재빠른 출국까지에 이르기까지 계획 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경찰은 강도살인 혐의로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사법공조를 통해 A 씨 등의 검거 및 국내 송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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