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태 발단' 김상교 "국민께 알려야 한다고 생각"(종합)

입력 2019-03-19 11:05   수정 2019-03-19 11:11

'버닝썬 사태 발단' 김상교 "국민께 알려야 한다고 생각"(종합)
명예훼손 피고소인 신분으로 출석…성추행·명예훼손 혐의 부인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이른바 '버닝썬 사태'의 발단이 된 폭행 사건의 신고자 김상교(28) 씨가 19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짙은 남색 계열 코트와 정장 차림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난 김씨는 "지난해 11월 24일 '버닝썬' 폭행사건 이후 사건 당사자인 버닝썬 이사와 경찰분들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해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피해자들과 제보자들이 많이 나타나면서 사태가 커질 수밖에 없었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국민께 알려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잠을 이룰 수 없었고 하루하루 절규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거란 생각에, 책임감을 갖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버닝썬' 폭행 신고자 김상교 "공권력이 진실 막고 있다고 생각" / 연합뉴스 (Yonhapnews)
취재진이 집단폭행에 가담한 '버닝썬 VIP'로 의심되는 인물이 있는지를 묻자 그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에) 밝혀달라고 말씀을 드렸다"며 "저도 정확히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국가가 막고 있다'는 표현을 쓴 데 대해 "공권력이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폭행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폭행 피해자였고 국가 공공기관의 보호를 받기 위해 112에 신고했고 도움을 받으려 했는데 단순하게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저 말고 유사한 피해자가 많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것을 알리려 하는 사람들이 못 알리는 상황에 대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폭행 사건 당시 출동한 역삼지구대가 클럽과 유착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봤을 때는 의혹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제가 겪은 의혹들을 수사기관에 맡기고 싶고, 진실 규명을 정확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과 명예훼손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느냐는 질문에 "예 그렇습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또 취재진 앞에서 때로 여유 있는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사태가 커져서 국민 여러분이 어두운 사회의 단면도 알게 되고 저 역시 그 부분을 계속 언급하고 보여주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며 "다른 피해자가 안 생기면 좋겠고 그거면 충분하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김씨는 이날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사건의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버닝썬을 둘러싼 마약 투약과 경찰 유착 등 의혹은 김 씨가 지난해 11월 24일 이 클럽에서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으나 도리어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처음 불거졌다.
김 씨는 버닝썬 내에서 직원에게 억지로 끌려가는 여성을 보호하려다가 클럽 이사인 장모 씨와 보안요원들에게 폭행당했고,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자신을 입건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주장처럼 사건 당일 클럽 직원들에게 끌려가는 여성을 김씨가 보호하려 한 정황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고, 장씨는 "김씨가 클럽 내에서 여성들을 추행해 직원들과 시비가 붙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서는 김 씨가 현장에서 경찰관들에게 욕설하고 난동을 부려 부득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입건했으며 폭행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사건 당일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2명은 김씨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다. 폭행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장씨 역시 같은 혐의로 김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씨는 성추행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실제 버닝썬에서 'MD'로 일했던 중국인 여성 등 2명은 사건 당일 김씨로부터 추행당했다며 지난해 12월 21일 고소장을 냈다.
경찰은 이밖에도 버닝썬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던 중 김씨가 여성들을 추가로 성추행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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