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현 용산구청장 "'고승덕 부부' 땅, 공원으로 반드시 지킨다"

입력 2019-03-20 06:00  

성장현 용산구청장 "'고승덕 부부' 땅, 공원으로 반드시 지킨다"
이촌파출소·공원 237억에 매입 추진…"과도한 보상 요구 안 돼"
진영 장관 후보자 부동산 논란에 "실거주 목적이면 문제 아냐"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고현실 기자 =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고승덕 부부 측이 소유한 이촌동 공원 사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공원 땅을 사들여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성 구청장은 지난 19일 구청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하늘이 두쪽 나도 청장의 명예를 걸고 이촌동 공원 땅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훌륭한 머리를 가진 분들이 공원 땅을 사서 권리행사를 한다고 하는데 공원을 이대로 내줄 수는 없다"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로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땅은 용산구 이촌동 꿈나무소공원(1천412.6㎡)과 이촌소공원(1천736.9㎡)이다. 여기에는 이촌파출소도 속해 있다. 땅의 소유자는 고승덕 변호사의 아내가 이사로 있는 마켓데이유한회사다.
이촌파출소와 그 주변 부지는 애초 정부 땅이었으나 1983년 관련법 개정으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마켓데이는 2007년 이 땅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약 42억원에 매입했다.
성 구청장은 "구는 매각 과정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팔더라도 우리한테 팔았어야 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마켓데이는 이후 정부를 상대로 이촌파출소 철거 소송을 제기해 1·2심 모두 승소했다. 용산구청과는 공원 사용료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용산구는 소송과는 별도로 올해 매입가의 5배인 237억원을 들여 두 공원 땅을 사들일 계획이다. 내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되면 이들 땅이 공원에서 자동 해제되기 때문이다. 땅을 매입해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지키겠다는 게 용산구의 목표다. 보상가는 서울시와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마켓데이 측은 '적정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협상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현 보상가는 공시지가의 약 3배로 통상적인 보상 수준이라는 게 용산구의 설명이다. 최종 가격은 감정평가 후 결정된다.
용산구는 5월 공람 절차가 끝난 후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성 구청장은 마켓데이유한회사가 주민이 쓰는 공원이라는 것을 알고 산 만큼 과도한 보상가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정 안 되면 공탁이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 구청장은 최근 불거진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의 용산 부동산 논란에 대해서는 "실제 거주할 목적으로 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직접 살 집을 정당하게 돈을 주고 사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진 후보자를 두둔했다.
17∼20대 국회의원을 용산구에서 지낸 진 후보자는 배우자 명의로 2014년 6월 한강로 3가 인근 토지 109㎡를 공시지가의 절반인 약 10억원(절반은 은행 대출)에 사들였다. 이후 해당 토지에 대한 개발이 재개되면서 진 후보자 배우자는 시가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아파트 한 채와 상가 등의 분양권을 받았다. 이 토지는 2009년 1월 '용산 참사'가 발생한 건물 인근이어서 더욱 논란이 됐다.
성 구청장은 "진 후보자가 그 땅을 샀을 때는 용산 참사로 인해 해당 토지의 개발이 중단되면서 시공사 보증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렸던 땅 주인들이 빚에 시달리다 마지못해 땅을 팔던 시기"라며 "집을 팔아서 실제 시세차익을 본 것도 아닌 만큼 부도덕하다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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