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세트 부진하다 3∼5세트에 맹활약
(김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5세트 막판, 박정아(26·한국도로공사)에게 연속해서 공이 올라갔다.
몸은 무거웠지만, 박정아는 꼭 성공하고 싶었다.
"제발 하나만 성공하자"라고 간절하게 빌었고, 하나가 아닌 세 개를 연속해서 성공했다.
결국, 박정아는 도로공사를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려놨다.
도로공사는 19일 경상북도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GS칼텍스를 세트 스코어 3-2(19-25 22-25 25-16 25-14 15-11)로 꺾었다.
PO 1∼3차전이 모두 5세트까지 흐르는 접전이었다.
3차전은 더 극적이었다. 1, 2세트를 연이어 내줬던 도로공사는 3∼5세트를 내리 따내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도로공사의 경기력은 박정아의 득점력과 비례했다.
도로공사 토종 주포 박정아는 1, 2세트에서 6득점으로 매우 부진했다.
하지만 3∼5세트에서는 15점을 뽑아냈다.
1, 2세트 25%였던 공격 성공률은 경기가 끝날 때 33.96%까지 올랐다.
박정아는 "경기 초반에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점프도 잘되지 않았다"고 떠올리며 "2세트가 끝난 뒤 선수들끼리 '이렇게 끝내면 후회하지 않겠나. 다시 해보자'라고 얘기했다. 3세트부터 가볍게 때려보려고 했는데 다행히 득점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박정아는 5세트 막판, '클러치박'의 위용을 뽐냈다. '클러치박'은 결정적일 때 강한 박정아에게 팬들이 붙인 별명이다.
박정아는 5세트 10-9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했다. 11-9에서도 오픈 공격으로 상대 진영 대각을 정확하게 찔렀다.
12-10에서는 박정아가 다시 날아올라 재치 있게 상대 블로킹을 이용하는 '터치 아웃 득점'을 만들어냈다.
박정아는 13-11에서 또 오픈 공격으로 득점했다.
박정아의 활약으로 승기를 굳힌 도로공사는 14-11에서 정대영의 블로킹으로 PO를 끝냈다.
5세트 막판을 회상하며 박정아는 "제발 하나만, 하나만"이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며 "'아무도 날 도울 수 없다. 내가 해결해야 한다'라고도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박정아의 간절한 바람대로, 박정아 손으로 해결했다.
박정아는 지난 시즌 도로공사를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고, 시리즈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IBK기업은행 시절이었던 2016-2017시즌에도 박정아는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PO를 치른 5일 동안 15세트를 소화한 박정아는 많이 지쳤다. 하지만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시 몸을 일으킨다.
박정아는 "마음은 100점, 몸은 0점"이라고 웃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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