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다양성 논란에 '되레 역차별' 거센 반론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뉴욕 공립 영재학교(특수목적고)의 '아시아계 초강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시험 성적이 우수한 아시아계가 신입생의 과반을 차지하는 가운데 흑인과 히스패닉 비율은 전혀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종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입학시험 중심의 선발방식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아시아 커뮤니티의 반발이 작지 않은 상황이다.
뉴욕시 교육당국(DOE) 자료에 따르면 뉴욕 8개 영재학교의 2019~2020년도 합격자 4천798명 가운데 아시아계가 2천450명으로 51.1%를 차지했다.
이어 백인 28.5%(1천368명), 히스패닉 6.6%(316명), 흑인 3.9%(190명) 순이었다.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맨해튼 스타이브슨트 고교에서는 아시아계 비율이 60%를 웃돌았다.
이 학교 신입생 895명 가운데 아시아계가 65.6%(587명)에 달했고 백인 21.7%(194명), 히스패닉 3.7%(33명), 흑인 0.8%(7명) 순이었다.
흑인 학생 수는 2017년 13명에서 지난해 10명으로 줄었다가 이번에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러한 현상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가령, 스타이브슨트 고교의 아시아계 신입생 비율은 해마다 7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뉴욕의 일반 공립고에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이 3분의 2를 웃도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뉴욕 교육당국 내에서는 일종의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선발방식을 바꿔서라도 인종 다양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뉴욕주 법에 따라 별도의 입학시험(SHSAT) 성적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 시스템을 개편하자는 것이다.
반면 명문 사립고를 중심으로 고소득 백인계층과 소수계 인종의 구조적 교육격차를 무시한 채,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저소득층 아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거세다.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에게 어떻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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