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3인조 황금박쥐 절도 미수 일당…경찰, 다양한 수사기법에도 미검거
(함평=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경찰이 85억원 상당의 황금박쥐 조형물을 훔치려다 출입문도 제대로 열지 못하고 도주한 3인조 일당을 6일이 지나도록 검거하지 못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사건을 맡은 전남 함평경찰서는 사건 발생 6일째인 20일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인력까지 동원해 모두 20여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 3인조 일당을 쫓고 있다.
이들 일당은 지난 15일 오전 1시 35분께 함평군 함평읍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서 입구 철제문을 열다가 경보장치가 울리자 그 자리에서 도주했다.
황금박쥐 전시관 유리문을 깨기 준비한 쇠망치는 사용조차 하지 못하고 현장에 그대로 버려두고 달아나는 등 말 그대로 '오합지졸'이었다.
경보장치 소리를 들은 일당 중 1명은 곧바로 타고 왔던 차량에 올라타 도주했고, 나머지 두 명은 걸어서 현장에서 달아났다.
경찰은 이들이 특정 지점에서 만나 차량을 함께 타고 도주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이들이 탄 차량이 고속도로로 진입, 전남지역을 벗어난 것을 확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도로 곳곳에 그물망처럼 설치된 CCTV 등을 활용해 도주한 이들을 어렵지 않게 붙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경찰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이들의 행적을 놓쳤고, 그사이 잠적한 일당은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쇠망치에서 지문 및 DNA 분석 등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평경찰서 관계자는 "다양한 수사기법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한 상태"라며 "검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함평군은 한반도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던 황금박쥐가 1999년 대동면 일대에서 서식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생태환경보존에 대한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2007년 홍익대에 의뢰해 황금박쥐 조형물을 제작했다.
제작 당시 사들인 순금 가격은 27억원이었지만 금값이 오르면서 현재 85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iny@yna.co.kr
[전남 함평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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