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총기규제안 내주 공개…전국에서 최소 37명 총기 내놓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뉴질랜드가 이슬람사원 2곳을 노린 테러로 모두 50명이 숨진 참사를 계기로 최근 20여년 간 '총기난사 제로' 지역인 이웃 호주처럼 총기 규제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뉴질랜드에서는 이번 주 저신다 아던 총리의 호소로 총기 반납이 시작됐고, 정부는 지난 18일 총기규제 강화라는 원론에 합의한 뒤 다음 주 세부 사항을 내놓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는 이번 주 총기 반납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19일 밤 현재 전국에서 최소 37정이 회수됐다.
인구 약 500만명인 뉴질랜드에는 대략 150만 정의 총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녹색당 지지자로 양 및 돼지고기 농장을 소유한 존 하트는 이번 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해 일찌감치 자신의 반자동 소총을 반납했다.
하트는 총기는 몇몇 작업에 유용하기도 하지만 사실 옆에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편리를 위해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게 해서는 안 되며, 반자동 무기 없이도 갖가지 일에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트는 "한 사람이 경찰에 총기를 반납한다고 해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이것은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뉴질랜드 각료회의에서 총기규제 강화안을 마련, 내주 초에 공개하기로 하면서 관련 작업도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던 총리는 반자동 소총 금지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총기법 개정을 발표할 것으로 언론은 전하고 있다.
앞서 이웃 나라인 호주도 1996년 태즈메이니아의 유명 휴양지인 포트 아서에서 28살 젊은이의 총기 난사로 35명이 숨지는 사건 후 총기법에 큰 변화가 생겼다.
당시 호주 정부는 이번에 뉴질랜드에서 사용된 것과 같은 반자동소총 'AR-15'가 쓰인 것으로 드러나자 이를 금지했고 총기보유자들로부터 약 70만정을 사들여 폐기했다. 총기 소유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으며 불법 무기류의 경우 자진 신고하면 사면하는 조치도 더해졌다.
이후 호주에서는 5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이 사라지게 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중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형 총기 참사 때마다 의회나 이익단체 등의 강력한 총기규제 반대에 무력감을 토로하면서 여러 차례 호주의 총기 개혁에 부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뉴질랜드의 사냥 로비단체인 '피시 앤드 게임 NZ'(Fish and Game NZ) 측도 군대식 반자동무기를 금지하고 되사들이는 조치에 지지를 표시했다. 또 다수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대용량 탄창의 판매 제한에도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뉴질랜드에서 총기 소유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은 16세이며, 18세부터는 대량 살상에 사용될 수 있는 반자동 소총을 소유할 수 있다
이번 테러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호주 국적의 브렌턴 태런트(28)도 범행 당시 반자동 소총 2정과 산탄총 2정 등 총 5정의 총기를 사용했는데 5정 모두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으로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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