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미국의 해양경찰인 해안경비대(USCG)가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을 단속하고자 일본에 파견됐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해안경비대 소속 4천500t급 버솔프 경비함(WMSL-750)이 지난 3일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시에 도착했다고 19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사세보는 미 7함대 상륙전단과 유엔사 후방기지가 있는 곳이다. 버솔프 경비함은 앞서 지난 1월 20일 캘리포니아주(州) 앨러미다의 모항을 출발했다.
버솔프 경비함은 동중국해상에서 북한의 불법 환적 행위를 차단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보도자료에서 "버솔프 경비함 배치는 해상에서 이뤄지는 북한의 유엔 제재 회피 행위에 맞서는 국제 공조 노력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밀반입·반출되는 연료·석탄 등의 공해상 '선박 대 선박'(ship-to-ship) 환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UNSCR)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
미국의 이번 경비함 파견은 지난달 말 북한 비핵화를 위한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북미 양측 간 날 선 공방 속에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대북 제재를 더 바짝 조이겠다는 의지를 재차 천명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은 2017년 10월부터 동중국해에서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 감시를 시작해 작년 말까지 30차례의 불법 환적을 중단시켰다.
단속에는 미국·일본 외에 영국·프랑스·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이달 12일 공개한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의 불법적인 '선박 대 선박' 환적이 정교해지고 그 범위와 규모도 확대됐다. 특히 석유제품의 불법 환적이 지난해 크게 늘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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