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머핀 "제2 서도호·이불 찾는 중"

입력 2019-03-20 18:02  

데이비드 머핀 "제2 서도호·이불 찾는 중"
1996년 뉴욕에 연 리만 머핀, 세계 굴지 화랑으로 키워내
한국 지점 개관 1년여 맞아 방한…"훌륭한 예술은 어디서나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젊은 갤러리스트 레이철 리만과 데이비드 머핀은 1996년 뉴욕 소호에 작은 화랑을 열었다. 화랑은 갤러리 수백 곳이 포진한 뉴욕에서 곧 존재감을 드러냈다. 가고시안, 페이스, 데이비드 즈워너 등과 함께 세계 굴지 화랑으로 꼽히는 리만 머핀 갤러리다.
2013년 홍콩에 첫 아시아 지점을 세운 리만 머핀은 2017년 12월 서울에도 공간을 열었다. 나리 워드, 안젤로 오테로, 니콜라스 슬로보……. 종로구 소격동에 소재한 리만머핀 서울이 지난 1년여간 한국에 소개한 작가들은 작업 방식이나 성장환경 모두 이채롭다.
서울 지점 개관 1주년을 맞아 방한한 머핀(58) 공동대표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화랑과 차별점을 꼽는다면 '훌륭한 예술은 어디에서나 있다'라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레이철과 저는 둘 다 호기심이 많아 다양한 곳을 누비며 새로운 것들을 보기 좋아하죠. 다른 갤러리와 굳이 비교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는 남성 회화만, 미국 작가만, 독일 사진가만 편향적으로 소개하는 곳과는 달라요. 수년 전부터는 갤러리들이 유행처럼 제3세계 예술을 내세우지만, 우리는 오래전부터 열정을 가지고 소개했습니다."



머핀 대표는 홍콩 지점이 있음에도 한국 공간을 연 이유로 "홍콩이 허브 역할을 하지만, 한국에도 매우 강력한 예술 공동체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 미술은 예술적인 전통이 훌륭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삼성미술관 리움에 들러 도자 컬렉션을 보고 왔고요. 미술 교육도 매우 탄탄하며, 한국만의 고유한 예술적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봐요."
국제 미술계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한국 작가들인 이불, 서도호를 세계에 본격적으로 소개한 것도 리만 머핀이다. 머핀 대표는 "22년 전 서도호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처음 왔었다"라면서 "지금도 한국 시장을 탐색 중이며 제2 서도호, 이불을 찾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거물이 된 작가들을 일찌감치 알아본 리만 머핀만의 작가 발굴 기준이 궁금했다.
"당면성이 있는 작가, 즉 현시대를 향해 이야기할 것이 있는 작가를 선호합니다. 또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가 있으면서도 보편적인 작업을 하는 작가라야 합니다. 고유한 관점에서 출발했지만 여러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시대를 향해 일종의 거울 역할을 하는 작가죠."



리만 머핀 서울은 21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슬로보의 첫 한국 개인전을 연다. 슬로보는 캔버스를 나이프로 찢은 뒤 그 위를 리본과 가죽 등으로 다시 꿰매는 작업으로 주목받는 작가다.
이날 머핀 대표와 동행한 슬로보는 "원래 전통 회화를 공부했지만 저를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법을 고민하다가 찾은 것이 리본"이라고 설명했다.
"제 작업은 남아공 출신이면서 원주민인 코사족 후손이자 동성애자인 저의 정체성을 담고 있습니다. 리본은 패션, 디자인 등에서 여성성을 상징하는 존재이며, 이를 이용해 캔버스를 꿰맨다는 것은 인종차별 정책 폐지 후 재정의되고 있는 남아공 사회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구리 파이프를 이용해 만든 신작 조각도 한 점 나왔다. 전시는 5월 18일까지.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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