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MLB 도쿄 개막전에서 1타수 무안타 1볼넷…시애틀, 승리

입력 2019-03-20 22:02  

이치로, MLB 도쿄 개막전에서 1타수 무안타 1볼넷…시애틀, 승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스즈키 이치로(45·시애틀 매리너스)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두 차례 타석에 서서 볼넷 한 개를 골랐다.
그라운드에 선 시간도 짧고 안타를 생산하지도 못했지만, 도쿄돔을 가득 메운 4만5천여명 팬의 눈은 이치로를 향했다.
이치로는 20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개막전에 9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그는 만 45세 149일의 나이로 개막전에 나섰다. 이치로는 2004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개막전 선발 1루수로 나선 훌리오 프랑코(당시 만 45세 227일)에 이은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출전한 역대 두 번째 최고령 타자로 기록되며 경기를 시작했다.
3회초 무사 2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이치로는 상대 선발 마이크 파이어스에 막혀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4회초에는 출루에 성공했다. 무사 1루에서 좌완 불펜 리암 헨드릭스와 맞선 이치로는 볼 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파울 4개를 쳤다. 그리고 9구째 헨드릭스의 유인구를 참아내며 1루로 걸어 나갔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볼넷을 얻은 건, 지난해 5월 3일 오클랜드전 이후 321일 만이다.
4회말 공수교대 때, 시애틀 야수진은 3루 파울 라인 앞에 멈췄다. 이치로는 홀로 우익수 자리로 뛰어갔다.
곧 야수 교체 사인이 나왔다. 1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제이 브루스가 우익수로 이동하고 벤치에 있던 대니얼 보겔백이 1루수로 교체 출전했다.




이치로는 우익수 자리에서 3루 더그아웃까지 뛰어왔다. 도쿄돔을 함성과 박수 소리가 가득 메웠다. 스콧 서비스 시애틀 감독과 시애틀 동료들은 이치로와 진하게 포옹했다. 더그아웃에 돌아온 이치로는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메이저리그에서 3천89안타를 친 전설적인 타자 이치로는 20·21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개막 2연전을 끝으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전망이다. 21일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이 장면이 '빅리거 이치로'의 마지막 모습이 될 수 있다.
시애틀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특별한 개막전'을 위해 이치로를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등록했다. 일본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린 건 2000년, 2004년, 2008년, 2012년 이후 5번째다.
2019년 메이저리그 도쿄돔 개막전은 '이치로를 위한 무대'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이치로의 소속팀 시애틀은 난타전 끝에 오클랜드를 9-7로 눌렀다.
선취점은 오클랜드가 뽑았다. 스티븐 피스코티는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앙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오클랜드는 2회 1사 2, 3루에서 나온 마커스 시미언의 좌전 안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시애틀은 3회초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역전했다.
1사 2루에서 디 고든의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한 시애틀은 2사 만루에서 도밍고 산타나가 우월 만루포를 쏘아 올려 5-2로 역전했다.
오클랜드는 3회말 크리스 데이비스의 투런포로 다시 4-5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시애틀은 5회 터진 팀 베컴의 투런포 등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9-4로 달아났다.
오클랜드는 7회 맷 채프먼의 3점포로 7-9로 다시 격차를 좁혔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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