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대표적인 관광 코스인 홍등가 가이드 투어가 내년 1월 1일부터 금지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무료는 물론 유료 투어에도 적용된다.
홍등가를 제외한 도심지를 돌아보는 단체 관광객 인원도 최대 20명에서 15명으로 제한되며, 관광 가이드는 시의회 허가증과 품질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이 같은 조처는 감당 못 할 정도로 넘쳐나는 관광객 수를 제한하기 위해서다.
주민들은 쏟아지는 관광객 탓에 중세시대 모습을 간직한 암스테르담이 점점 더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암스테르담 인구는 85만 명에 불과하지만, 저가 항공과 온라인 예약의 영향으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지난해에만 1천900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포화 상태다.
펨케 할세마 암스테르담 시장은 2025년에는 관광객이 2천9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지 매체 AD는 술집 순례나 '롤라와 함께 떠나는 홍등가 투어' 같은 이름으로 홍등가 중심에 자리한 암스테르담 구교회 광장을 지나는 투어 그룹이 매주 1천 개 이상이라고 전했다. 가장 붐빌 때는 한 시간에 48개 투어 단체가 이곳을 다녀간 적도 있다.
가디언은 관광객의 무례한 행동으로 성(性) 노동자가 겪는 불편도 홍등가 가이드 투어가 금지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 노동자의 80%가 그들을 빤히 쳐다보는 관광객 때문에 사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암스테르담 시의회의 위도 코흐 의원은 "성 노동자를 더는 관광객의 볼거리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시의원들도 홍등가를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지난해 제안하기도 했다.
암스테르담 시의회는 관광객 수를 제한하고 관광객 소란을 줄이기 위해 이미 여러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거리 청소를 위해 번잡한 저녁 시간 통행을 금지하는 한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상점 수 제한, 에어비앤비 단속, 새로운 호텔 개발 금지, 관광세 증세 등의 다양한 방안을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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