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풀린 공군'…발당 15억 천궁 오발, 정비실수로 드러나(종합)

입력 2019-03-21 14:14   수정 2019-03-2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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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풀린 공군'…발당 15억 천궁 오발, 정비실수로 드러나(종합)
공군, 천궁 오발사고 조사결과 발표…"정비작업 중 과실로 발생"
단순실수로 드러나 천궁 정상운용…사고 관련자 문책위원회 회부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지난 18일 춘천지역에서 발생한 중거리 지대공유도탄 '천궁'(天弓) 오발 사고는 정비작업 중 정비 요원들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은 21일 '천궁 유도탄 비정상발사 조사결과' 자료를 통해 "비정상발사는 18일 오전 10시 38분께 연간 계획정비 일정에 따라 천궁 유도탄의 발사대 기능을 점검하던 중 발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은 적 항공기 격추용 유도탄으로, 발당 가격은 15억원이다. 당시 춘천의 공군부대에서 비정상 발사된 천궁 1발은 인근 상공에서 자폭했다.
[독자 제공]
공군은 사고 직후 공군작전사령부와 국방과학연구소, 제조사인 LIG넥스원, 국방기술품질원 등이 참여하는 민관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비정상 발사의 원인을 조사했다.
합동조사단은 현장조사와 관련자 진술, 모의시험 및 검증 등을 통해 천궁 정비작업 중 정비요원들이 케이블 분리 및 연결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오발 사고가 난 것을 확인했다.
공군은 "해당 정비작업 때는 유도탄에 연결된 작전용 케이블(황색)을 분리하고 시험용 케이블(흰색)을 연결한 후 점검해야 하나, 정비요원 간 의사소통이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아 작전용 케이블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대 기능 점검을 수행했다"며 "이로 인해 점검용 노트북을 통해 입력된 발사신호가 유도탄까지 공급됐고, 유도탄은 발사된 후 자동폭발 시스템에 의해 약 3.5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지대공유도탄인 천궁은 발사 후 목표물 타격을 위한 레이더 유도를 받지 못하면 자폭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비정상 발사된 천궁은 전투대기 상태가 아니었고, 목표물이 설정돼 있지도 않았다.
정비작업 때는 현장에 정비요원 2명이 작업 중이었고, 오발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공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정비요원 2명은 천궁이 전력화된 2015년부터 천궁 정비를 해왔고, 둘 중 1명은 정비 경력이 15년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궁 정비는 3개월마다 실시된다.
공군은 사고원인이 정비요원 과실로 규명됨에 따라 천궁 유도탄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공군 관계자는 "사고 이후 천궁은 (전력 운용) 우선순위에서 빠져 있었는데 원상 복귀됐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또한 천궁 정비작업 중 과실을 범한 정비요원 등 관련자들을 문책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공군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유사 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고 조사과정 중 식별된 문제점을 철저히 점검, 보완하는 한편, 국방과학연구소, LIG넥스원, 국방기술품질원 등에 자문해 운영 절차를 지속 보완해 안전하게 무기체계를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천궁은 최대 사거리가 40㎞에 이른다. 고도 40㎞ 이하로 접근하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 요격에 동원된다.
1개 발사대당 8기의 유도탄을 탑재해 하나의 발사대에서 수초의 짧은 간격으로 단발, 연발 사격을 할 수 있다.
여러 대의 레이더 기능을 하나의 레이더로 통합한 3차원 위상배열레이더는 모든 방향에서 접근하는 수십 기의 적 미사일도 동시에 탐지 추적할 수 있다.
2017년 11월 최초 실사격한 천궁 2발은 발사 직후 공중에서 2차로 점화한 뒤 마하 4.5(약 5천500km/h)의 속도로 날아가 약 40km 떨어진 표적을 정확히 명중해 적 항공기에 대한 요격 능력을 과시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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