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 한국실 설치 승인…"학술 등 교류 확대 희망"
(콜카타=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타고르 박물관 내 한국실 설치를 계기로 한국과 인도가 다시 연결되고 양국 관계가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인도 동부 웨스트벵골주(州) 콜카타(옛 지명 캘커타) 타고르 박물관장이자 이 박물관을 관리하는 라빈드라 바라티 대학교의 사비아사치 바수 라이 촌두리 총장의 말이다.
촌두리 총장은 최근 이 학교의 총장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12월 신봉길 주인도 한국대사가 제안한 타고르 박물관 내 한국실 설치안을 받아들이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861∼1941)는 1913년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물로 특히 그가 쓴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가 한국에 잘 알려졌다.
엄혹한 일제 치하에서 고통받으며 독립 의지를 불태우던 한민족에게 이 시가 큰 힘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촌두리 총장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타고르의 인도 박물관에 한국실이 설치되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며 "한국실이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오다가 단절됐던 양국 국민 간 연결고리를 다시 이어지게 하는 데에(reconnect)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과 결혼한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 관련 설화에 대해 잘 안다며 "한국실 설치를 통해 양국의 역사적 교류가 재발견되고 현대에 다시 연결되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촌두리 총장은 현재 한국과 인도의 관계가 매우 긴밀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도인들이 한국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과 인도의 관계는 경제 협력 등으로 인해 현재 상당히 활발하다"며 "한국 기업의 투자는 인도 산업에 매우 도움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촌두리 총장은 "한국은 신남방정책, 인도는 신동방정책을 통해 관계를 더욱 다져나가고 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앞으로 한·인도 관계는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물관은 타고르 탄생 100주년을 맞아 1961년 설립됐다.
타고르 가문이 타고르가 태어나 살았던 생가 등을 주 정부에 기증했고, 이듬해 설립된 주립 라빈드라 바라티 대학교가 이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촌두리 총장은 "한국실을 설치하기로 한 만큼 지금부터는 한국실의 박물관 내 위치, 규모 그리고 전시 자료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물관 측에서도 한국실을 위해 타고르의 육필 자료를 비롯해 디지털프린트 사본 자료 등을 지원할 수 있다"며 "품격있는 한국실이 마련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촌두리 총장은 한국실 설치 등을 계기로 인도 동부의 중심인 콜카타에서 공동 세미나, 교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양국 간 학술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라빈드라 바라티 대학에는 세계 각국에서 많은 학생이 와서 공부하는데 현재 한국 학생은 없다"며 "우리 대학에 음악, 미술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 뛰어난 교육 과정이 마련돼있는 만큼 한국 학생이나 교수가 많이 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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