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 '절규'는 절규가 아닌 절규를 듣는 것

입력 2019-03-21 11:20  

뭉크 '절규'는 절규가 아닌 절규를 듣는 것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노르웨이 출신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대표작 '절규'(Scream)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다며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이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림 속의 인물이 '절규'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절규하는 것이 아니라 절규를 듣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 달 대규모 뭉크 전을 준비 중인 영국박물관은 '절규'의 흑백판화를 전시하는 것을 계기로 판화에 새겨진 화가 뭉크 자신의 설명을 인용해 이러한 해석을 내린 것으로 일간 텔레그래프가 20일 전했다.
영국박물관이 전시를 준비 중인 석판화는 색채 화와는 달리 "나는 자연을 통해 거대한 절규를 느꼈다"는 뭉크 자신의 영감을 표현하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뭉크는 1892년 오슬로 주변의 피오르를 산책 중 핏빛으로 물드는 하늘을 보고 깊은 심리적 영향을 받았으며 '절규'를 통해 당시 감정이나 순간을 포착하려 했다고 영국박물관의 큐레이터 줄리아 바트럼은 설명했다.
또 당시 불안에 대해 자신의 영감을 묘사하기 위해 석판화에 의도적으로 이러한 설명을 붙였다고 바트럼은 밝혔다.
바트럼은 사람들은 '절규'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당시 상황은 그렇지 않다면서 한 사람이 자신의 주위로부터 들려오는 자연의 절규를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이 상징적인 인물이 언덕에서 자연의 외부 힘에 반응하고 있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뭉크에게 있어서 이러한 힘이 실제적인 것인지, 아니면 심리적인 것이었는지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품 속의 인물이 절규하는지, 아니면 절규를 듣고 있는지 지난 수십 년 간 논란이 돼왔다.
오슬로 소재 뭉크미술관의 군나르 소에렌센 전 관장은 "자연 속의 절규일 수 있고 사람이 절규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해석의 문제"라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후임자인 스타인 올라프 헨리셴 관장은 "영국박물관이 옳다"면서 '절규'에 대해 많은 해석이 있으나 뭉크 자신의 설명대로 '절규'는 '자연의 절규를 들으며 자신의 귀를 가리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해석하든 개의치 않는다면서 냉전 시기 타임 잡지가 '절규'를 표지에 싣고 핵폭탄 시대를 언급한 것이나 근래 영국인들이 '절규'를 브렉시트에 거론하는 등 예술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드바르트 뭉크:사랑과 고뇌'라는 주제의 뭉크 전은 4월11일부터 7월 21일 까지 영국박물관에서 열리며 영국에서 개최되는 45년 래 최대 뭉크 전시회이다.
전시작품 가운데 단연 하이라이트는 '절규'로 판화의 흑백처리는 하늘의 물결 모양 라인을 강조하고 있으며 인물 주위로 소리굽쇠 반향 효과 느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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