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충돌 러 선박 이용 용호부두 화물기능 폐쇄

입력 2019-03-21 12:13   수정 2019-03-21 14:36

광안대교 충돌 러 선박 이용 용호부두 화물기능 폐쇄
용호부두·다대포항 강제도선 구역 확대…6만t 이상 예선 2척 사용 의무화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지난달 28일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가 항로를 이탈해 광안대교를 들이받은 사고를 계기로 부산항의 안전관리가 대폭 강화된다.
'아수라장' 조타실 CCTV에 담긴 광안대교 충돌 상황 / 연합뉴스 (Yonhapnews)
부산해양수산청과 부산항만공사는 21일 '부산항 선박 운항사고 예방 종합대책' 브리핑에서 용호부두 화물기능을 6월 4일부터 완전히 중단한다고 밝혔다.
부산해수청은 광안대교 충돌 이후 긴급 대책으로 3월 4일부터 3개월간 1천t 이상 선박의 용호부두 입항을 제한한 바 있다.
이로써 1990년 문을 연 용호부두는 27년 만에 화물처리 기능을 상실했다.
부경대 실습선 등 화물선을 제외한 다른 선박들은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용호부두 화물은 현재 감천항 7부두에서 처리하고 있으며, 북항 8부두 등을 추가로 활용해 물류 차질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부산해수청은 입항 제한 기간 물동량 감소로 인한 용호부두 노동자 60여명의 임금 손실에 대한 보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6월 이후에는 다른 부두로 옮겨 일할 수 있게 노력하기로 했다.
용호부두 재개발을 서두르기 위해 올해 6월에 사업시행자 공모에 나서 연말까지 시행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 항만공사, 부산시, 남구청 등이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한다.
선장의 음주 운항이나 판단 잘못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현재 임의도선 구역으로 지정된 용호부두와 다대포항을 강제도선 구역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부산항계 내 모든 부두를 입출항하는 일정규모 이상 선박은 의무적으로 한국인 도선사를 태워 조종을 맡겨야 한다.
부산해수청은 이달 말에 부산항 항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하고 규제심사를 거쳐 9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또 부두별 특성을 고려한 안전조항을 명시하고, 광안대교 인근에 선박 운항금지 구역을 설정해 6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선박의 안전한 입출항을 돕는 예선 사용 규정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총톤수 1천t 이상 선박의 예선사용 의무 규정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선사들의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해 위반 시 고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외국항만보다 예선 사용 기준이 느슨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예선 2척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대상 선박을 현재 16만t 이상에서 6만t 이상으로 조정했다.
예선사용 기준 강화로 부산항을 이용하는 6만t 이상 16만t 미만 선박 7천여척의 비용 부담이 척당 62만원에서 171만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항만운영정보 시스템(PORT-MIS)에 강제도선과 예선사용 면제 선박 관리 기능을 추기해 입출항 신고 때 이를 파악해 위반 선박을 가려내고, 영어 구사가 어려운 외국인 선장과 도선사와 의사소통을 위해 전화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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