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와 일대일로 협력 등 유럽 내 우군 확보에 총력
미국 EU의 일대일로 견제·이탈리아 집권연정 균열 등 변수
中매체들, 시진핑 유럽 순방 띄우기…"얼어붙은 국제관계에 온기"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김윤구 특파원 = 미·중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21일 유럽 순방에 나섰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탈리아, 모나코, 프랑스 등 유럽 3개국을 방문하기 위해 21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전용기 편으로 베이징(北京)을 떠났다. 첫 순방지는 이탈리아다.
이번 순방에는 딩쉐샹(丁薛祥)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수행했다.
시진핑 주석의 유럽 방문은 올해 첫 해외 순방으로 이탈리아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을 강화하는 등 미국을 겨냥해 유럽에서 우군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일대일로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이며 이탈리아의 4개 항구에 대한 중국의 투자 협력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시 주석의 행보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 집권 연정이 일대일로 참여 문제를 놓고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시 주석의 방문이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리루이위 이탈리아 주재 중국 대사는 CCTV 인터뷰에서 "(시 주석) 방문 기간에 양측이 '일대일로'를 함께 건설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가 서방 국가로는 처음으로 중국과 일대일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 대사는 "이탈리아는 이를 중국과의 관계를 두텁게 하는 동시에 양국의 실무협력을 추진할 전략적 기회로 여기고 있다"면서 "내가 느끼기엔 이탈리아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도 양측의 '일대일로' 협력이 양국 경제 발전과 실무협력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시 주석의 유럽 순방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CCTV는 "시 주석이 올해 첫 해외 순방을 유럽 방문으로 시작했다"면서 "시 주석은 첫 방문지인 이탈리아를 비롯해 프랑스, 모나코를 방문해 각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일대일로 건설 협력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CTV는 또 이탈리아 현지 주요 인사 인터뷰를 통해 이탈리아 역시 중국과의 경제 교류 확대와 관계 강화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사평(社評)을 통해 시 주석의 유럽 순방이 얼어붙은 국제관계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환구시보는 시 주석은 이번 순방에 앞서 이탈리아 언론에 발표한 기고문에서 이탈리아 유명 작가인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우정이란 우연한 선택이 아니라 서로가 의기투합해 만들어 낸 결과'라는 글을 인용해 방문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점과, 중국과 유럽 관계의 기초에 대해 천명했다"면서 "시 주석이 올해 첫 방문지를 유럽으로 정함으로써 중국이 유럽과의 관계발전을 매우 중시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현재 국제 정세는 매우 급격히 변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유럽이 두터운 신뢰 관계를 드러낸다면 앞으로 국제질서를 구성하는 데 공통점이 끊임없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유럽을 향해 화웨이의 위협에 대해 경고했을 때도 유럽 주요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유럽은 기술 협력과 사이버 안보 문제를 구별해 대응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또 "이탈리아는 일대일로 건설에 참여하는 주요 7개국(G7)이자 고대 실크로드의 양 끝에 있던 국가 중 하나"라며 "중국과 이탈리아의 협력은 광범위한 동서양 대융합과 교류의 축소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현재 국제관계에서 분열이 나타나고 한파가 불면서 냉정의 기류가 권토중래(捲土重來)하고 있다"며 "중국과 유럽이라는 양대 문명이 책임감 있게 손을 잡고 더 강대한 협력의 난류를 만들어내 글로벌 거버넌스의 방한(防寒) 능력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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