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어머니회·광주전남기독교교회협 "공개 사과하라"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여수의 한 대형교회 목사가 예배 중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21일 광주전남기독교교회협(NCC)에 따르면 여수의 모 교회 고 모 목사가 지난달 24일 3·1절 기념예배 설교를 하면서 5·18과 관련해 발언했다.
고 목사는 "3·1운동은 비폭력 정신으로 일관했다. 만세를 외치다가 체포당하고 총에 맞아서 쓰러져 죽고 하면서도 전혀 폭력을 쓰지 않았다"며 "지금 5·18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말들을 한다. 뭐 민주화운동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제가 직접 봤다. 끔찍한 폭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들이) 무기고 털어서 총 들고 나갔다. 폭탄을 도청 안에다가 어마어마하게 장치를 했다. 교도소를 막 습격을 했다"며 "어떤 이유로 해서든지 폭력은 자랑할 것이 못 된 것이다. 그런데 3·1운동 순전한 비폭력이었다"고 주장했다.
고 목사의 발언은 교회 인터넷 홈페이지와 종교계열 방송에도 방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전남기독교교회협과 5·18 관련 단체들은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으나 고 목사는 아직 사과하지 않고 있다.
5·18 어머니 15명과 광주기독교교회협 등 40여명은 이날 오후 교회 앞으로 몰려가 사과를 촉구하며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고 목사의 발언은 역사적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고 바른 역사의식이나 광주시민의 경험과 기억, 5·18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도 배치된다"며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행위가 5·18 영령들과 유가족,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언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5·18 폄하 설교에 대해 공개 사과하지 않으면 양심 있는 교계 인사들이나 5월 단체는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성서에 기초한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성도 앞에서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는 고 목사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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