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건설공사 수주 알선 대가로 돈 받은 혐의…전직 각료 1명도 체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지난해 말 퇴임한 미셰우 테메르 전 브라질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뇌물수수 등 부패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테메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상파울루 시에서 부패수사팀에 의해 체포됐으며, 신병은 리우데자네이루 검찰로 넘겨졌다.
체포영장은 리우 시에 있는 제7 연방 형사법원의 마르셀루 브레타스 판사가 발부했다.
테메르 전 대통령의 측근 가운데 한 명인 모레이라 프랑쿠 전 광업에너지부 장관도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테메르 전 대통령은 리우주(州) 앙그라 두스 헤이스 지역에서 진행되는 앙그라-3호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과 관련해 특정 건설업체가 원전 부문 공기업인 엘레트로누클레아르(Eletronuclear)와 계약을 맺게 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테메르 전 대통령의 친구가 운영하는 건설업체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앙그라-3호 원전 건설공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테메르 전 대통령에게 뇌물이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뇌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퇴임후 약 3개월만인 테메르 전 대통령 체포는 지난 2014년부터 계속되는 권력형 부패수사에 따른 것이라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사법당국은 2014년 3월 17일부터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이라는 이름의 부패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장비 및 건설 관련 계약 수주의 대가로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테메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부패 의혹이 제기됐으며, 연방검찰에 의해 두 차례 기소됐다.
연방검찰은 지난 2017년 6월과 7월 테메르를 부패혐의로 기소했으나 연방하원이 전체회의 표결을 통해 기소 안건을 부결시키면서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이뤄지려면 연방하원 재적 의원의 3분의 2인 342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지만, 당시엔 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연방검찰총장이 지난해 말 테메르가 항만 건설 관련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의심된다며 연방대법원에 기소 의견을 내면서 세 번째 기소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4일에는 연방대법원의 에지손 파킨 대법관과 루이스 호베르투 바호주 대법관이 수도 브라질리아 1심 연방법원에 테메르 전 대통령 부패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
테메르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대통령 휘장을 넘기고 퇴임함에 따라 면책특권을 더는 누릴 수 없게 됐다.
테메르는 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2016년 좌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고 같은 해 5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그해 8월 연방상원이 호세프 탄핵을 확정하고 나서 대통령에 취임해 우파 정부를 출범시켰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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