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 분리후 동결보관·이식…소아암 치료과정 불임자에 응용기대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국 과학자들이 아직 정자를 만들지 못하는 어린 원숭이의 정소(고환)를 떼어내 동결보관했다가 같은 원숭이에게 다시 이식해 정상적으로 새끼를 낳게 하는데 성공했다.
적출한 원래의 원숭이에게 정소를 이식해 출산에 성공하기는 세계에서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성과는 소아암 등의 치료과정에서 불임이 될 우려가 있는 남성이 장차 자신의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과학자 등이 참가한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22일자 미국 과학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등으로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정자의 근본이 되는 세포가 영향을 받아 불임이 되는 경우가 있다.
연구팀은 젊은 히말라야 원숭이 5마리의 한쪽 정소를 채취, 잘라서 나눈 후 동결보관했다. 5~7개월 후 원래 원숭이의 음낭이나 등 피부조직 밑에 이식했다.
이식 8~12개월 후 이식한 정소 조각에서 살아있는 정자를 끄집어 냈다. 이 정자를 난자 138개와 체외수정시켰다. 제대로 자란 수정란 11개를 암컷 6마리의 자궁에 집어 넣어 작년 4월 건강한 암컷 원숭이 1마리가 태어났다고 한다.
연구팀은 사람에게도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생식의학 전문가인 오가와 다케히코(小川毅彦) 요코하마(橫浜)시립대 교수는 "소아암에 걸린 남자 아이의 정소조직 동결보관이 의미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결과"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이미 소아암에 걸린 남자 아이에게 시도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가와 교수는 그러나 인간에게 응용하기 위해서는 조직 이식시기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조건 등에 관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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