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금전적 부담'·女 '자유로움 잃기 싫어' 비중 상대적으로 높아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이성 교제를 하지 않고 있는 미혼남녀는 왜 이성과의 만남을 하지 않는 걸까?
그 주된 이유를 두고 남녀 간에 미묘한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끈다.
2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44세의 미혼 남녀(남성 1천140명, 여성 1천324명)를 상대로 현재 교제 중인 이성이 있는지 확인해 보니 미혼남성의 74.2%(846명), 미혼여성의 68.2%(903명)가 이성 교제를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 주된 이유로 미혼남성은 '적당한 상대를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33.8%), '이성 교제의 필요성을 아직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20.1%), '지금은 일(또는 학업)에 열중하고 싶기 때문에'(16.7%), '혼자만의 자유로움과 편함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12.2%), '금전적 부담 때문에'(9.7%) 등을 들었다.
이와 달리 미혼여성은 '적당한 상대를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32.5%), '이성 교제의 필요성을 아직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26.2%), '혼자만의 자유로움과 편함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20.6%), '지금은 일(또는 학업)에 열중하고 싶기 때문에'(15.6%), '지금은 취미나 오락을 즐기고 싶기 때문에'(1.7%) 등의 순으로 이성 교제를 하지 않는 이유를 꼽았다.
이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항목은 혼자만의 자유롭고 편안한 생활을 위해 이성 교제를 하지 않는다는 응답으로, 미혼여성(20.6%)이 미혼남성(12.2%)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금전적 부담 때문'에 이성을 만나지 않는다고 응답의 경우 미혼여성은 1.5%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했지만, 미혼남성은 9.7%로 이성 교제를 할 때 금전적 부담을 미혼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성 교제 중이라고 답한 미혼남성은 25.8%(294명), 미혼여성은 31.8%(421명)였는데, 취업에 따른 이성 교제 여부를 알아보니 남성과 여성 모두 취업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교제하는 이성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취업하면 이성을 만날 기회가 더 많고 교제 상대로 경쟁력이 있는 데다 연애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즉 이제는 결혼뿐 아니라 연애에서도 취업이 중요한 조건이 된 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sh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