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새구장 명칭 논란에 개막 전날 저녁에 시구자 결정(종합)

입력 2019-03-22 19:01  

NC 새구장 명칭 논란에 개막 전날 저녁에 시구자 결정(종합)
'창원NC파크' vs '창원NC파크 마산구장' 갈등
허성무 창원시장 → 지역 야구원로 김성길 씨


(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새 구장 명칭 논란 탓에 2019 정규시즌 개막전 전날 저녁이 돼서야 시구자를 결정했다.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는 2019시즌 개막전이자 NC의 새 홈에서 열리는 첫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라는 의미가 큰 경기다.
그러나 소모적인 명칭 논란 때문에 시구자를 급히 결정해야 했다.
NC는 22일 오후 6시 52분 "개막전 시구자는 지역 원로 야구인 김성길(93) 님"이라고 발표했다.
1926년 마산에서 태어나 마산상고와 마산군 야구대표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1950년부터 12년간 무학초등학교 야구부 감독을 역임한 김 원로는 2013년 NC의 창단 첫 KBO리그 홈경기와 2018년 창원 마산구장의 마지막 홈경기 시타를 맡았다.
다른 구단은 모두 지난주나 이주 초에 개막전 시구자를 발표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배우 김서형,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는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걸그룹 아이오아이의 김소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복싱선수 오연지와 상인천초등학교 야구부 이태오 선수가 시구한다.
창원NC파크의 첫 시구는 원래 허성무 창원시장이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창원NC파크의 명칭 논란이 지역·정치 문제로 비화할 조짐이 보이고 팬들의 반발도 거세지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창원NC파크라는 이름은 새 구장 명칭 사용권을 가진 NC가 정한 이름이다. NC는 지난 14일 KBO에 새 구장을 '창원NC파크'로 불러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행정명은 따로 있다.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다.
허 시장은 지난 18일 새 구장 개장식에서 "내년 창원시 통합 10주년을 맞아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 시민 통합과 화합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명칭 논란 때문에 통합과 화합은커녕 갈등의 골만 깊어지는 모습이다.
처음에는 시와 구단이 서로 사정을 이해하면서 행정명 따로, 야구계에서 사용하는 실질적 이름 따로 명칭을 이원화하는 식으로 정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NC가 실질적으로도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창원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NC가 정식 행정 명칭을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시는 NC에 마산구장이 포함된 명칭을 써달라는 '행정지도'를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공문보다 강제성이 덜한 행정지도를 선택했지만, 시는 명칭 논란을 의식해 행정지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당초 시와 구단은 지난 2015년 협약서를 만들면서 명칭은 도시 정체성을 고려해 양측이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가 꾸려졌고, 위원회는 3차에 걸친 회의 끝에 작년 12월 21일 만장일치로 창원NC파크를 새 구장 이름으로 정했다. 창원NC파크는 NC 구단이 제안한 이름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2월 14일 시의회가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새 야구장 명칭을 '창원NC파크 마산구장'으로 정한 체육시설관리 운영조례 일부 개정안을 가결했다.
'마산권 주민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셌기 때문이다.
창원시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옛날 도시가 된 마산 출신 지역민을 챙기는 의미를 높이 평가한다고 해도, 기형적으로 길고 어색해진 명칭은 야구팬들의 거부감을 샀다.
팬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23일 정규시즌 개막식에서 창원시, 창원시의회 인사들이 등장하면 관중석에서 야유를 보내자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창원NC파크 마산구장 명칭을 쓰라고 압력을 행사하고 야구팬들을 정치세력과 엮은 시의원을 처벌해 달라'는 청원 진행되고 있다.


황순현 NC 대표는 21일 지역 방송에 출연해 "더는 소모적인 논쟁이 멈추기를 바란다"며 "우리 구단은 상업적인 이유로 부르고 싶은 명칭에 대해 야구팬과 지역 사회에 이해를 구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새 구장은 번듯한 최신 시설로 '메이저리그급'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환호가 아닌 야유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첫 정규시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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