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율 신임 회장 "정부와 소통창구 막혀"
"다문화·건강가정센터 인력 역량 강화도 힘써야"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15년, 20년이 지나면 우리나라에서도 오바마와 같은 다문화 인재가 나오지 않을까요? 다문화 자녀 교육이 중요한 이유죠. 아울러 다문화 일자리 창출도 필요합니다. 지역별 특성화 직업, 이분들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사업을 찾아야 해요."
한국다문화가족·건강가정지원센터협회(한다협) 김도율 신임 회장은 지난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다문화 자녀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폭넓은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제6대 한다협 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인천샤미나드 피정의집 관장, 사단법인 청소년 내일 이사, 유성구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전시 대덕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 현 정부의 다문화 정책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
▲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건강가정지원센터 통합 과정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통합 과정에서 여성가족부는 시범 통합을 진행한 후 평가 보고서 등을 현장과 공유하겠다고 했는데 약속한 부분을 지키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추진한 성격이 강하다. 통합된 센터는 물론 단독으로 남아 있는 다른 센터들도 불만이 많다. 우리 협회가 정책을 입안하는 곳은 아니지만,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해줘야 하는데 소통창구가 막혔다. 정부는 다문화가족도 다양한 가족의 하나로 보고 가족 서비스를 일원화하겠다고 말하는데 통합 과정에서 기존 사업이나 프로그램이 축소되는 측면도 있다. 통합으로 관리 효율성은 높아지겠지만 전달 체계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인데 이 부분을 함께 봐야 한다.
-- 다문화 정책 중 무엇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까
▲ 15년, 20년이 지나면 우리나라에서도 오바마와 같은 다문화 인재가 나오지 않을까. 다문화 자녀 교육은 아직 정책 시행 단계에 머문다. 다문화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다. 기존 일자리에 취업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일자리 분야 창출도 있어야 한다. 지역별 특성화 직업, 이분들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사업을 찾아야 한다.
-- 국내 체류 외국인이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다문화가족과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히 강하다.
▲ 다문화 인권 교육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 센터 자체 역량으로는 부족하다. 기업, 직장에서 하는 성폭력, 장애인 교육과 같은 의무 교육 사항에 다문화 교육도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 협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 전국의 다문화·건강가정지원센터가 단독 다문화가정지원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통합센터로 나뉘어 있다. 이번 신임 집행부는 단독 센터의 고유성과 특성을 인정해주면서도 통합의 흐름을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다. 센터 종사자와 센터장의 역량 강화를 위해 어떤 교육을 할 것인가도 논의해야 한다. 각 센터가 서로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윈윈'할 수 있는 길로 가고 싶다. 이를 위해 지역 센터를 계속 방문할 계획이다.
-- 2년간 한다협을 맡게 됐다. 회원들이 어떤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보나.
▲ 처음에는 솔직히 난감한 느낌도 들었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당선되니 자신감도 생기고 뿌듯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공약으로 소통, 상생, 다양성을 강조했다. 조직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재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안에 대한 즉각적인 해법을 말씀드린 것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 다문화센터 일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 우리나라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생긴 지는 10년이 좀 넘었는데 7년 전부터 대전시 대덕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전에는 약 3년간 유성구 종합사회복지관 관장으로 일했다. 그곳에서 이주여성 프로그램을 여러 개 진행했다. 제가 사실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주여성들이 고향 삼촌 같다고 많이 이야기한다. 그때 인연이 돼 이렇게 다문화센터 업무까지 맡게 됐다.
-- 센터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무엇인가.
▲ 대덕구 다문화센터에서는 매년 2회씩 특급우편 행사를 한다. 설과 추석에 이주여성들이 친정에 직접 선물을 담아 국제우편으로 보내는 사업이다. 4년째 진행하고 있는데 반응이 너무 좋다. 국제우편 요금이 비싸고 무게가 나가는 상품들은 비용이 더 비싸 지자체와 우체국의 지원을 받아 총 333곳에 선물을 보냈다. 가장 보람을 느낀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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